5월이 지나간다.
화려한 장미의 계절인 5월이 지나가고 있다.
화사하게 피었던 장미꽃도 시들어
장미꽃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 너도,
꽃이 피듯 웃고는
시든 마음으로 나를 지웠겠지.
함께 걷던 장미꽃 골목,
공기 속에 번지던 장미향,
햇살에 빨갛게 물들던 너의 웃음까지
그 모든 것들이
이제는 기억너머의 지난 풍경이겠지.
그런데 나는 아직도
그 골목을 돌아보고,
빨간 햇살에 물든
네 얼굴이 떠오르고,
바람이 가져오는 장미향이 돌면
그날 네가 웃던 소리가 들린다.
기억은 한쪽만 품고 있어도
사라지지 않더라.
내 마음속 어딘가에 아직도 머물고,
말없이 시간만 새긴다.
너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날의 장미향기를 기억한다.
네가 고개를 살짝 돌릴 때
어깨를 스치던 머리카락마저도.
아마 네에게
그 순간들은 아무 의미도 없겠지.
그래서 슬프지는 않아.
다만,
그 아름다운 날들이
온전히 나만의 계절이었다는 게,
조금 쓸쓸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