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분주했던 그리움이
어느 순간부터 조용히 가라앉았다.
예전엔
너의 이름만 떠올려도
숨이 멈추는 것처럼 아득해졌는데,
지금은
먼 풍경처럼
지나쳐간다.
여기가 감정의 끝인 걸까?
아니면
이제는 너에게
더 이상 마음을 보내지 않겠다는
나의 다짐인 걸까?
나는 사랑보다
기다림에 더 익숙한 사람이었고,
이름을 부르는 것보다
기다리는 법을 먼저 배웠다.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너를 오래 붙잡고 있었지만,
결국
그건 나를 잃어가던 시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 두고 온 마음을
나에게로 되돌리고 있다.
모두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흩어졌던 조각들을
하나씩 주워 모으며
내 안에 조용히 가둔다.
다 잊겠다는 말은 하지 못하겠다.
그저,
더 이상 나를 잃지 않겠다는
혼자만의 약속만
가만히 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