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 거리는 뜨거운 공기,
숨을 들이마시기조차 벅찬
여름의 정점에서
문득
너를 떠올렸다.
땀처럼 흘러내리는 기억,
햇살처럼 눈을 찌르는 후회,
바람 한 점 없는 오후의 적막 속에
너의 목소리가 섞여 있었다.
그리움은
불빛 공기 속에서
더 선명하게 타올랐다.
그 여름,
말하지 못한 마음들이
마른 잎맥처럼
내 안에 온전히 남았다.
그 마음들이 포도송이처럼
알알이 맺힌 그림움이 되어
나를 천천히 흩트린다.
어떤 날은
달콤했고,
어떤 날은
끝내 떫었다.
알알이 엮인 그 모든 마음이
너를 사랑했던
나의 여름이었다.
사라진 줄 알았던 사랑은
뜨거워진 공기를 타고
다시 돌아오고,
나는 또다시
그 여름 한복판에 멈춰 서있다.
그리움은 잊는 게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는 걸
이제 조금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