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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이는 마음의 끝

by 담은

전화해 볼까, 문자를 남겨볼까.

몇 번이나 손끝이 네 이름을 맴돌다 멈췄다.

망설임은 점점 길어지고,

그리움은 그 틈을 타 더욱 깊어졌다.

어쩌면 네가 날 잊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쩌면 내가 널 불편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 모든 감정이 마음을 가로막는다.


보고 싶다는 말을 꺼낼 용기가 없어

나는 오늘도 혼자만의 밤을 견딘다.

차라리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쳤다면

이토록 가슴이 저리지는 않았을 텐데.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고 싶은 마음,

그러나 감히 너의 눈동자 속에 나를 담을 수 없어

나는 멀찍이서 그리움만 키운다.


닿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매일 너에게로 가는 길목에서 서성인다.

애먼 발만 동동 구르며

이름 한 번, 숨결 한 번,

마음속으로 너를 불러본다.

대답 없는 시간 속에서,

내 그리움만 조용히 무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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