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맛도 니맛도 아닌데, 그것도 나야.

자아의 외침.

by 담하dam ha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싫어하는 것, 내가 바라보고 있는 것, 내가 하고싶은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나의 자아를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형편이나 상황은 항상 차선택을 요구했고, 변하지 않는 상황, 특히나 계속해서 나빠지는 상황은 그 요구를 승락하게 만들었다.

어쩌다보니 내 삶에는 차선택으로 이루어진 기억과 추억이라고 부르고싶지 않은 것들이 가득했고, 지금도 그러하고 있다는 것이 절망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삶이란 무엇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오늘은 회사 주변 카페들 중에 어디를 갈까, 나.

편의점 음식들 중에 점심으로 뭘 먹을까, 나.

옷이나 신발이 떨어지거나 헤지면 저렴한 쇼핑몰에서 보이는 옷이나 신발 중에 무엇을 고를까, 나.

휴가에 집에서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정도이다.

물론, 지금 쓰는 이 글은 차선택이 아니고, 내가 온전히 원한 것을 선택한 것이지만. 읽는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그저 나만의 것으로 끝날 뿐인 것이라. 글로 소통하고 싶어 쓴다는 취지가 이뤄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반응을 본다면 좋겠지만 꼭 반응을 보지 않더라도 누군가 읽고 있고, 공감 해주고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데 그것은 또 생각대로 되는 것이 아닌지라,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물론, 원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긴 하다.

그렇게 보면,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삶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차선택 뿐이어도, 100%가 아니어도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지만, 마음이 충만한 기분을 느껴보고싶은 갈망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원하는 것을 선택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말은 틀리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 누구도 마음이 충만한 기분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저 욕심에 불과하리란 생각도 한다.

항상 나는 내 욕심인 것인지, 아니면 내 상황이나 처지가 좋지 못해서인지를 고민하는데, 내가 원하는 것이 그리 커다랗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곤 한다.

어릴 때 꿈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고싶은 것은 많았지만 딱히 장래 희망은 없어서 매 번 장래 희망이 바뀌곤 했다.

그저 나는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라고 싶었고, 부자는 아니어도 돈을 걱정하며 굶고싶지 않았다. 사는 것이 녹록치 않아서 오래 살고싶지도 않았고 많은 친구는 없어도 나를 이해하는 단 한명이 있으면 했다. 명품같은 비싼 옷이나 가방이 없어도, 내가 원하는 디자인의 옷이나 가방을 구매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정 상황이 조금 나아져서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갈 수 있는 상태면 좋겠다는 생각정도가 조금의 욕심이었다.

하지만 원하는 것을 이룰 수는 없었고.

나이를 들 수록 부족하기만 했다.

바란 것이 분명 크거나 많지 않았는데, 혹시 그래서 그런 것일까. 꿈을 크게 가져야 했었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큰 꿈이 꿔지진 않는다 .

물론, 커다란 꿈하면 이루고 싶었던 꿈이 있긴 하다.

물리적으로 돈을 많이 벌고싶다든가 하는 것은 아닌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너무 커서 비밀로 간직하고 있다.

아, 그래선가.

그것도 욕심인가.

이제와 그런 생각도 하지만.

어쨌든 나는 원하는 것을 선택해 본 적이 없다. 가져본 적이 없다.

그럼, 자아는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자아 실현을 말하는데 모두가 자아를 실현하려고 하는 것이 맞을까. 자아를 실현하고 있을까.

혹시, 자아 실현은 그저 환상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한다.

환상일까, 아닐까.

분명한 것은 나의 세계에서 자아 실현이란 판타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또 분명한 것은 자아 실현을 언제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딘가에서 이 글을 읽고있는 누군가가 나의 실현을 도와주고 있다.

세상은 참 따뜻하다.

그렇다면, 모두 자아 실현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관심이 필요한 것일까.

온전히 자신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 자아 실현 아닐까.

그렇다면, 나도 누군가의 자아 실현을 위한 손길이었던 적이 있었을까.

그렇다면,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모두가 다 꽤 괜찮은 사람이지 않을까.

오늘도 내 자아가 외친다.

세상은 그래도 따뜻하고 너는 꽤 괜찮은 사람이고 그것을 알고 있다면 너는 원하는 것을 선택하든 아니든 자아를 실현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