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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해 Sep 02. 2019

꿈을 다시 생각했다

나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꿈을 꾸는 데도 방법이 있을까? 꿈이 무엇이냐는 물음은 많이 들었다. 내가 나에게 묻기도 했다. 꿈이라는 건 되고 싶은 무언가였다. 꿈의 자리에는 주로 직업이 적혔다. 가장 긴 시간 답은 선생님이었고, 작가였고, 때때로 부자였다. 꿈을 어떻게 꾸어야 하는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매일 아침 써봤니?』(김민식 저)를 읽고 깜짝 놀랐다.


여러분, 직업은 꿈이 아니에요. 의사가 되고, 변호사가 되고, PD가 되는 건 꿈이 아니에요. 그 직업을 통해 무엇을 하느냐가 진짜 꿈이에요. 의사가 되어 실천하고, PD가 되고, 의사가 되어 아픈 사람을 도와주고, 변호사가 되어 정의를 실천하고, PD가 되어 재미난 이야기를 만드는 것, 그게 진짜 꿈이지요. 의사가 아니라도 아픈 사람을 도울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 변호사만 사회 정의를 실천하는 것도 아니고요. 마찬가지로, PD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이야기를 만들고 나눌 수 있어요. 블로그도 있고 팟캐스트도 있고 유튜브도 있어요. 개인이 미디어를 만들기가 이렇게 좋은 세상이니, 부디 방송사 PD나 기자라는 직함에 너무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적은 답은 반쪽짜리였다. 그 뒤 꿈을 다시 생각했다. 이지성 작가가 『꿈꾸는 다락방』에서 말했듯, 꿈을 생생하게 그리려고 했다. 김민식 PD가 말했듯, 무엇을 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서도 생각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감도 오지 않았다. 꿈이라고 답해왔던 직업에서 출발해 가지를 뻗어보았다.


나는 왜 선생님이 되고 싶었을까?

- 내가 가진 지식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왕이면 쉽게.

왜 지식을 알려주고 싶을까?

- 이 지식들이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서.


나는 왜 작가가 되고 싶었을까?

-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쉽게. 

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을까?

- 나처럼 사는 사람도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누군가에겐 위로가, 누군가에겐 격려가 되고 싶어서.


나처럼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가끔은 이기적인 것도 같은 사람이, 남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라고 답하다니! 내가 답해놓고도 헛웃음이 났다. 며칠간 덮어놓았다가 나중에 다시 꺼내봐야겠다. 그때도 같은 답을 할지 확인해봐야겠다. 그리고 그때도 답이 같다면, 내 꿈을 다음과 같이 적어야겠다.


나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가 지식이고, 위로이고, 격려가 되기를 바란다.






*출처_ 김민식 저, 『매일 아침 써봤니?』, 위즈덤하우스, 2018

*참고_ 작년 10월, 위 책을 읽고 썼던 리뷰를 덧붙입니다. 다시 보니 새롭네요.

https://damhae-su.tistory.com/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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