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담해 Jun 13. 2019

만날 사람은 언젠가 만난다

매일 글쓰기 도전 중_이번 주 주제 : 만남

“만날 사람은 언젠가 만난다.”


그 말이 참 좋다. 꼭 연인 사이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 사귐 모두를 말한다. 정해진 순리가 있다는 의미로 생각하면 '될놈될 안될안(될 놈은 되고, 안 될 놈은 안 된다)'과 비슷한 말인데 느낌은 사뭇 다르다. '될놈될 안될안'이 체념이나 자조 섞인 말이라면 위 말은 더 다정한 말인 것 같다랄까. 


이제는 잘 만나지 못하는 옛사람을 추억할 때도 쓸 수 있다. 자주 보고 싶은데 만남을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에서도 쓸 수 있다. 조급함을 떨쳐버리는 마법 같은 말이다. 때로는 이제 멀어진 사이의 미련을 버리게 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라면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든 상관이 없다. ‘쟤랑 쟤는 얘 편이야.’라든지 ‘지금은 저렇게 앙숙이어도 나중에 쟤랑 얘랑 잘되겠네.’라며 그들의 인연을 바로 안다.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아니까.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나랑 그가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걔랑 쟤도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그런 일이 자꾸 벌어진다. 모두가 주인공이자 모두가 주인공이 아니라서.


그래서일까. 나는, “만날 사람은 언젠가 만난다.” 그 말이 참 좋다. 내가 주인공이 되는 말 같아서. 앞으로의 줄거리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갈 것 같아서. 그런 주문 같은 말이라서.

매거진의 이전글 처음엔 누구든 그저 마주친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