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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해 Jun 16. 2019

하나의 온 세계를 만나는 일

매일 글쓰기 도전 중_이번 주 주제 : 만남

“여섯 다리만 건너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이다.”


『과학콘서트』를 비롯한 여러 책, TV에서 이야기한 ‘케빈 베이컨 게임’이다. 우리나라처럼 좁고 인구 밀도 높은 나라에서는 더 적게도 가능할 것 같다. 실제로 나 역시 몇 다리 건너지 않고도 유명인까지 닿은 경우가 꽤 있다. 위 말은 우리 사는 사회가 좁은 네트워크로도 모두 연결됨을 말해준다.


누군가를 알게 된다는 건 그 사람의 주변 사람도 알게 되는 일이다. 내가 속해 있는 작은 사회와 상대방이 속해 있는 또 다른 작은 사회가 만나는 일이다. 이것은 횡단으로 생각했을 때이다. 종단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하나의 온 세계를 만나는 일이기도 하겠다. 내가 날 때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세계가 나에게 담겨 있듯이. 그 사람에게도 그만의 세계가 담겨 있다. 그 세월이 다 녹아 있다.


그러니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면 티격태격하고 잘 맞지 않을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100% 찰떡 같이 잘 맞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만약 누군가가 나와 어느 하나 틀어진 부분이 없다면 상대방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그 사람이 내게 일방적으로 맞춰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어느 한 사람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어느 부분에서는 한발 물러서서 양보하고 배려하고 맞춰 가는 것이 옳다. 그렇게 하려면 서로 잘 알아야 한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많이 이야기하고 속내를 드러내야 한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건 초코파이 광고일 뿐.


그런데 나도 그게 참 어렵다. 내 세계가 더 오래되면 될수록 새 사람을 만나는 일이 힘들어졌다. 이렇게 말하면 속 좁은 사람이 될까, 저렇게 말하면 안 되지 않을까. 머뭇거릴 때도 많다. 이 사람은 나와 안 맞는 것 같아 하며 미리부터 피해버리는 경우는 더 많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일이 언제쯤이면 쉬워질까. 그런 날이 오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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