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도전 중_이번 주 주제 : 시작
매일 글쓰기 시작한 지 오늘로 30일이 되었다. 내 서랍에도 이 글을 포함해 30개 글이 차곡차곡 쌓인 셈이다. 오래전에도, 최근에도 매일 글을 쓰겠다며 다짐했던 날이 있었다. 글쓰기 공책을 만들었다가 앞부분만 쓰다가 말았다. 그런 날들이 많았다. 삼일은 넘긴 것 같은데 열흘은 못 넘겼던 것 같다. 어쩌면 삼일도 못 넘겼을 수도 있다.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쓸 때에도 연달아 30일은 넘지 못했으니 이번이 가장 오래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글쓰기 공책이라 이름 붙인 그것들은 앞에 몇 장만 적힌 채로 구석에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다 책장 정리하던 날에나 나에게 발견되곤 했다. 쓸 때는 홀로 감성에 젖어 써 내려갔을 것이 분명한 그 글들은, 다시 발견된 때에는 왜 그렇게 부끄러웠던지. 부욱 찢어버리기 일쑤였다. 그렇게 앞 부속을 잃어버린 공책들은 차곡차곡 쌓였다. 찢어버려 놓고 또 새 공책을 만드는 건 무슨 심보였는지. 만들고 찢고 만들고 찢고.
글을 잘 쓰고 싶어서 매일 쓰려고 했던 것인데. 잘 쓰고 싶은 그 마음이 되려 글쓰기를 방해했다. 매일 하는 그 지루한 과정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하룻밤 사이 대문호가 되어 있기를 꿈꾸었던 걸까. 콩나물을 키울 때, 물 한 바가지 들이부어도 콩이 머금은 물보다 쏟아져버리는 물이 많다는 것을, 그렇게 붓고 또 붓고 또 붓고 또 붓고... 그러다 어느 순간 콩은 콩나물이 되는 것을 눈으로만 봤다. 첫 술에 배부를 리 없다는 말도 머리로만 알았다.
그럼에도 나는 또다시 공책을 만든다. 다시 부욱 찢겨나가고, 책장 한 구석에 초라하게 박힐지라도 또다시 글쓰기를 시작한다. 이 일이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하면 즐거운 일이고, 그래서 더 잘하고 싶은 일이니까. 오늘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