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되어서 좋은 기운 나눠주고 싶다
나는 사람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그런 것이니 ‘내 사람’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정정한다. ‘내 사람’이라고 해서 꼭 연인을 말하는 건 아니다. 지인들에게도 그렇다. 가능한 한 많은 것을 기억하려고 애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먹는지, 무엇을 가리는지 싫어하는지.
좋아하니까 자꾸 쳐다보고, 같이 있으면 즐거우니까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자꾸 붙어 있으니까 이야기도 자주 하고. 그런 날들이 쌓이면 자연히 서로를 잘 알게 된다.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눈치껏 아는 사이가 된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서로 닮아가게 된다. 서로 물들어가는 거랄까.
그렇게 물들어가는 것이면, 이왕이면 좋은 사람 곁에서 좋은 물이 들고 싶다.
예전에는 잘난 사람이 좋은 사람인 줄 알았다. 능력 있는 사람, 무언가 잘하는 그런 사람. 요즘에는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 같다. 좋은 사람을 찾기보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말을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가 말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말 명언이라며 박수를 쳤었다.
그러나 아직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한 나는 욕심이 많고 심술궂은 면이 있다. 그런 부족한 나인데. 내 곁에 좋은 사람이 참 많았다는 걸 요즘 느낀다. 무언가 시작하려 할 때, 무언가 끝내려고 할 때, 그런 변화의 순간에서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건... 정말 큰 복이다. 감사한 일이다.
정한 바 없이 퇴사하는 주제라, “아니, 내 걱정 좀 해주라고요.” 농담처럼 그렇게 말했는데.
“걱정은 뭘요. 뭘 해도 잘할 거예요. 당분간 쉬는 것도 좋죠.” 그렇게 답해준다.
이제 끝이라는 말 대신 이제 시작이라는 말로 응원해주고, 어쭙잖은 위로 대신 같이 새 길을 고민해주고, 힘내라는 말 대신 있는 힘껏 박수를 보내주고... 좋은 향으로, 좋은 기운으로, 좋은 마음으로 나를 물들여준다.
내 사람들에게 감사한 하루. 나도 좋은 사람 되어서 좋은 기운 나눠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