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사람에서 움직이는 사람으로

내 인생의 드라이버 되기

by 담해윤

정말 가고 싶던 회사의 합격 연락을 기다리며 안절부절못하던 때가 있었다. 하루는 기대, 다른 하루는 불안. 날마다 기다림으로 가득 채우던 그때 말이다. 나는 회사의 합격 통보에 내 삶을 저당 잡힌 듯이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족쇄처럼 느껴졌던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내 인생의 통제권을 외부에 맡겼지? 나는 왜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까?’ 이 찰나의 생각은 이후 내 사고방식을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여러분은 기다리는 사람인가? 혹은 움직이는 사람인가? 여기서 ‘기다리는 사람’은 인생의 무언가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다. 짧은 기다림에서는 퇴근 시간, 누군가의 연락일 수 있고, 긴 기다림에서는 부자가 된 상황이나 나에게 딱 맞는 인연을 만나는 로맨틱한 순간이 될 수 있다. 반면 ‘움직이는 사람’은 결과와 상관없이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며 묵묵히 갈 길을 가는 사람을 말한다.


나는 여태까지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어떤 결과에 따라 내 인생은 모 아니면 도로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결과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버스에서 내가 내릴 정류장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기다리는 삶은 수동적이었다. 결과가 내 인생을 바꿔놓는 것이라면, 나는 내 인생을 운전기사가 아닌 손님으로서 존재해야 했다. 반면 내가 움직이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의 방향을 유지하고, 그 과정에서 오는 기회들을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삶 말이다.


이런 삶은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 수 있게 만든다. 나는 내가 가야 할 길을 꾸준히 갈 뿐이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이나 결과들은 내 삶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움직이는 사람으로서 존재한다면 나는 더욱 나다워질 수 있다. ‘나는 이걸 무조건 해야 해.’, ‘나는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해.’라는 생각에 매달리지 않고, 어떤 결과에도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그저 움직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내 삶을 운전하는 드라이버로서, 내가 할 일(운전)을 묵묵히 한다면 바퀴가 닿는 곳 어디든 정차할 수 있다. 만약 정류장에 사람이 없어도(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도) 절망하지 않을 것이다. 움직이는 사람에게는 과정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깨달음을 얻은 뒤에 나는 더 이상 결과를 기다리지 않았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영어 공부를 시작했고, 글을 쓰거나 기타 연주를 했다. 내릴 정류장을 기다리던 승객석에서 일어나 운전자로서 운행을 시작했다. 기다리는 것을 멈췄더니 삶이 온전히 내 것이 된 것 같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시간을 나만의 것으로 채워나갔다.


이처럼 움직이는 사람으로서의 삶은 내 인생의 손님이 아닌, 운전기사로 존재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 무언가를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거나, 혹은 앞으로 그런 일이 생긴다면 당신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정류장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스스로의 인생을 운전하는 드라이버고, 그 사이에 누군가 인연이 되면 자연스럽게 나의 버스에 타는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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