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가 아닌 나침반으로부터

새해 계획이 늘 작심삼일로 끝나는 이유

by 담해윤

많은 사람들이 매년 초 새해 계획을 세우고는 한다. 여러분의 올해 목표는 무엇이었는가? 자격증 따기, 다이어트, 책 20권 읽기… 일 년의 반이 훌쩍 넘은 지금 여러분의 계획은 잘 실행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야심 차게 시작했지만 빽빽한 계획에 하나 둘 틀어지다가 자연스럽게 놓지는 않았는가? ‘의지가 부족했나?’, ‘너무 무리해서 계획을 세웠나?’하는 생각에 괜스레 죄책감만 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잠깐 계획을 한 편에 밀어놓고 생각해 보자. 우리는 왜 이런 목표를 세웠을까?


사람들은 가야 할 목적지를 정해두고 경주마처럼 달려가고는 한다. 마치 지도를 보며 목적지를 찾는 사람처럼 말이다. 지도는 우리가 목표 지점까지 가야 할 경로를 보여준다. 만약 우리의 올해 목적지가 토익 900점, 5kg 감량이라면, 그에 맞는 하루 4시간 영어 공부와 1시간 운동이라는 경로처럼 말이다.


지도의 목적지를 향해 가려면 정해진 길을 따라가야 한다. 물론 다양한 경로가 있지만 지름길, 큰 도로가 있는 길, 요금을 덜 내는 길 정도이지 결국 목적지를 향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할 때 운동 종목이나 식단 방식을 고르는 것은 자유지만, 결국 성공을 위해 소모 칼로리를 늘리고 섭취 칼로리는 줄여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도의 유일한 목적은 무엇일까? 바로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다. 가는 길에 사고가 일어날지, 풍경은 어떤지, 나에게 의미 있는 곳인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갈 곳을 정해두어도 생각지 못한 변수에 포기하게 되고, 막상 목적지에 도착해도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


여러분이 계획을 세워도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무작정 목적지만 두고 달리는데, 그동안 소모되는 노력이 얼마나 부질없게 느껴졌겠는가? 그래서 나는 앞으로 여러분들이 지도가 아닌 나침반으로 인생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 지도가 목적지로 가는 길을 보여줬다면, 나침반은 방향성을 보여준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나침반을 떠올려보자. 나침반에는 동, 서, 남, 북의 기본 방위와 회전하며 방위를 표시하는 바늘이 있다. 나침반은 목적지로 가는 길은 안내하지 못하지만, 내가 가야 할 방향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나침반으로 우리 인생의 방향성을 찾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나의 본심을 꺼내는 것이다. 여러분이 세운 목표를 다시 천천히 살펴보고 그것들을 이루고 싶은 진짜 이유를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가 목표였다면, 스스로에게 ‘넌 왜 다이어트를 하고 싶어?’라고 물어보고 솔직하게 답해보자. 여러분이 원했던 것은 활력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건강한 몸과, 어떤 옷도 자신 있게 입을 수 있는 자신감이었을지도 모른다. 만약 취업이 목표였다면, 그 방향성은 금전적인 안정과 소속감, 그리고 성취감이었을 수도 있다.


나도 취업을 목표로 세워 뒀지만, 탈락이라는 변수로 인해 계획이 틀어질까 봐 집착하고 불안해했다. 하지만 나는 당시 취업을 원하는 진짜 이유를 찾으려고 했고, 결국 성취감을 얻고 싶다는 나의 본심을 발견했다. 내가 원하던 것은 회사에서 일을 해야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 계기를 통해 글쓰기를 시작했고, 브런치스토리에 꾸준히 연재하며 그동안 얻지 못했던 만족감을 얻고 있다.


어렸을 때 즐겨본 만화에서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잡는 방법이 떠오른다. 바로 하늘에서 북극성을 찾아 북쪽이 어디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만화 주인공은 밤하늘의 별을 마치 나침반처럼 활용한다. 인생은 나의 위치를 모르는 숲처럼 예측이 불가능한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와 나침반, 둘 중 뭐가 더 유용할까? 신속하게 가야 할 곳은 지도를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지만, 우리가 멀리 나아가야 할 곳은 나침반이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가끔은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막막해 보여도, 나침반의 방향을 따라 하루하루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들의 북쪽은 어디인가?


keyword
이전 07화기다리는 사람에서 움직이는 사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