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내려진 사형선고
나는 성공보다는 실패와 더 친한 편이다.
2023년, 그 실패는 유난히 짙었다.
숨쉬기 운동 전문가였던, 전문직 수험생 n년차.
드디어 내 허리가 시위를 시작했다.
앉으면 엉덩이뼈가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아팠고,
발끝까지 찌릿한 감각이 내려갔다.
디스크가 터지진 않았지만,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다.
침, 충격파, 주사치료… 다 소용없었다.
허리 상태는 나아질 기미가 없었고, 초조함만 쌓여갔다.
시험은커녕 10분을 걷는 것도 버거웠다.
공부는 엉덩이 싸움인데,
그 엉덩이가 제일 먼저 배신할 줄은 몰랐다.
수험생으로서의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늘 “이번엔 정말 될 것 같다” 싶으면 어김없이 찾아오던 좌절은,
이번에도 예외 없었다.
예전 시련은 그래도 책상 앞에 앉을 수는 있었는데,
이번엔 아예 “네가 감히 이걸 계속하겠다고?” 하는 식으로
의지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그때마다 누군가 내 귀에 속삭이는 것 같았다.
네가 전문직 시험을? 네 주제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침대에 누워 눈물로 하루를 보내는 것뿐이었다.
도전이 아니라 형벌을 자청한 기분이었다.
그저 묵묵히 공부하고 싶었을 뿐인데,
내 안에는 자꾸 자기 자신과의 끝없는 전쟁을 벌이게 만드는
까다로운 존재가 살고 있었다.
참 번거롭고, 지독히도 성가신 인간이었다.
결국 질려버린 나는, 그렇게 나를 방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실패는 내 삶의 증거였다.
이번에도 주저앉았지만, 다시 몸을 일으켜보고 싶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