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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아 Mar 21. 2024

여행을 마치며

에필로그

여행을 다니는 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하루하루의 일기를 길게 적었다. 내가 느낀 감정, 겪었던 일, 나의 생각. 이 여행기는 그때의 기록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2023년 11월부터 여행기를 시작했고, 2024년 3월인 지금에야 '이별이 가져다준 세계여행'을 마무리했으니 무려 5개월 동안 이 글을 다듬어가며 연재한 것이다.


쉽지 않은 점도 있었다. 이미 마무리한 나의 이별을 글로써 풀어내는 것은 또 별개의 이야기였던 데다가, 일기를 적어나갈 당시의 감정을 여행이 모두 끝난 지금 그때의 감정에 다시 한번 몰입해서 적어내는 건 꽤나 이질감이 느껴지는 작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파트는 조금 더 자주 연재를 하며 빠르게 마무리를 했고, 더 이상 옛 기억에 너무 얽매이고 싶지 않았던 만큼 얼른 완결을 내게 되었다.


많이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은 감정들인데, 그래도 마지막 말라가에서의 기록을 다시 한번 적어나갈 때에는 어쩔 수 없이 마음이 조금 아리더라.




여행에서 만난 인연, 가장 기억에 남는 A는 당연히 연락이 끊겼다.


나를 보러 파리에 와주었던 C와 E, F. 종종 연락을 하며 한국에서도 만나자고는 했지만, 그대로 시간이 지나 이제는 만나지 않는다.


나머지 사람들 역시 좋은 기억만 있을 뿐 SNS를 통해 가끔 소식을 바라볼 뿐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다.


아쉽진 않다. 그렇게 스쳐가는 인연은 늘 있기 마련이다. 그냥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여행을 마친 뒤, 나는 잘 살고 있다.


의욕을 불태우며 일에 몰두하여 이전보다 점점 키워나가고 있고, 또 새로운 여행과 새로운 만남을 반복하고 있다. 그것은 변함없이 힘들고 아플 때도 있지만, 어쨌든 행복으로 다가올 때가 더 많다.


무엇보다 뿌듯한 건 이 길고 긴 여행기를 꾸준히 적어내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또 새로운 내용의 글을 적어나가야지.




인간관계에서 솔직해지는 감정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나만큼 본인을 사랑해 주었던 사람은 없었다는 그 말.


그 한마디 덕분에 좋은 여행을 시작했고, 또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나는 또 다른 사람을 그렇게 사랑하겠지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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