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력
갓난아이의 진한 생명력이 좋다.
정신없이 세상을 주워 담기 바쁜 눈망울. 돋아나려는 이가 웅크리고 있는 잇몸. 티묻지 않은 작은 혀와 주름이 없는 입술의 탄력. 날숨과 함께 뻐끔거리는 입에서 말이 되고자 하는 소리. 작은 바람에도 일렁이는 부드러운 볼에 촘촘히 올라선 솜털. 아직도 인위적 샴푸 향을 밀어내는 어린 동물의 몸 냄새. 또 쓰다듬고만 싶게 내 손을 부르는 가늘고도 나긋나긋한 머리카락.
궁금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움켜쥘 작은 손. 그 손을 겁 없이 꼬물거리며 휘두르는 오동통한 팔뚝. 내 손가락을 꽉 쥔 그 작은 손의 살이 오른 손등. 감아쥐면 손가락 사이로 들어오는 여린 살이 두른 오동통한 팔뚝. 아직 써보지 않은 무릎에도 여물은 주름. 호흡에 따라 들썩이는 팽팽한 뱃가죽. 겁이 나도록 작은 발가락. 굳지 않은 연약한 발꿈치.
곧 사람이 될 어린 동물의 생명력은 진하다. 그 모든 버둥거림이 곧 세상을 헤엄치는 버둥거림인데. 그 버둥거림이 기특하고도 신기하다. 가르쳐주지 않은 것을 하는 생존의 활력이 너무도 진하다. 앞으로 그 버둥거림은 어쩌면 더 추해질 수 있고, 그래서 더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어쩌면 그 신기하기까지 한 버둥거림이 때로는 대견하고, 그만큼 안쓰러워서 아기를 보게 된다.
그 눈망울에 나를 담고서, 내 손가락을 붙든 손의 손등을 엄지로 가만히 쓰다듬는다. 보호해주고만 싶은 그 작은 세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게 삼켜지는 순간, 그의 웃음의 이유가 내가 되는 순간. 나는 또 다른 세계가 되는 것만 같다. 그리고 그것은 더없는 영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