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게 보일 수 있지만 나에겐 어떻게 너희들을 가르쳐야 할지 혹은 길러내야 할지 결심하는 순간이 찾아온단다. 어떻게 키워야 할까 걱정하는 것이 아닌 결심의 순간이라는 것에서 어쩌면 나는 상당한 고집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하기도 한단다. 나는 또 그 염려의 시간을 점검의 시간으로 가지곤 하지. 사실 내 고집이 너희의 가능성을 일반화시키거나 혹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크단다. 이건 어쩌면 내가 너희들에게 품는 기대가 상당하다고 보일 수도 있지.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 다오.
조금만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뭐 어찌 되었든 나는 너희들이 당당하게 자라났으면 좋겠단다. 남 앞에서도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당당하게 뽐낼 수 있는 그런 당찬 매력이 너희에게 있었으면 싶구나. 그래 맞아. 나는 너희가 어린아이 때부터 어떤 것에 몰두하는 장면을 바라보길 원한단다. 일찌기 몰입의 즐거움을 알고, 거기에 따라오는 성장의 기쁨도 미리 맛보았으면 좋겠다. 아마 더 없는 기쁨이 찾아오리라 믿는단다.
어딘가 몰두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란다. 그러나 사람은 몰두하지 않으면 성장하기 어렵다는 게 이 아비의 생각이다. 한 번 몰두한 경험이 있다면 다른 몰두는 처음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란다. 우리는 살면서 서로 다른 몰두의 교차점을 지나 보내며 다층적으로 성장한단다. 사회는 그 몰두의 교차점과 시간대를 설정해 놓기도 하였지만 그런 것 따위는 걱정할 필요 없단다. 한 번 몰두를 경험한 사람에게 있어서 시간의 도약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