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담낭이 Nov 17. 2022

적극적인 사람이 좋다

그리고 나도 적극적인 사람이고 싶다

지난 번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미국 회사로 이직 후에 나는 나의 일에 관해 적극적인 모습으로 (혹은 그렇게 비춰지도록) 

노력중이다.


때로는 이것이 힘들고,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적극적인 행동으로 인해 따라오는 칭찬 혹은 인정과 같은 부산물들이 주는 달콤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하고, 충분히 그 단점들을 감수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적극적인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적극적인 사람이 좋다.


아래의 내용들은 최근에 내가 겪은, 내가 사랑하는 '적극성'에 대한 얘기들이다.



1.

브런치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브런치의 기능인 '작가에게 제안하기' 기능을 통해 누군가가 나에게 제안을 해왔다.

나 같은 사람에게 대체 무슨 요청일까, 싶었는데,

확인해 보니 한 대학교 석사 친구가 삼성전자 면접을 앞두고, 

면접 준비를 위해 서면 인터뷰 비슷한 것을 요청한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그것도 일면식도 모르는 사람에게 본인이 얼마나 절실했으면, 이런 요청을 하였을까?


나는 내 최선을 다해 답변을 주었고 (아마 큰 도움은 안되었겠지만)

취업하면 꼭 다시 연락달라는 말을 마지막에 덧붙였다.


그 친구는 어땠을 지 모르겠지만, 나는 너무 고마웠다.

그 친구의 그 적극성이, 나를 자극했고, 또 그 적극성으로 인해 내 스스로도 나의 가치를 보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 삶의 모토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 그것이 곧 나를 위한 길이다" 인데,

어찌 되었든 그 순간에는 나는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2. 

오랜만에 연구실에 가서 교수님도 뵙고, 후배 석박사 친구들도 만나 점심도 사주었다.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처음보는 석사 친구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요지는, 본인은 퀄컴과 같은 미국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 목표이고, 

선배님에게 많은 것을 물어보고 싶다고, 이메일로 물어봐도 되냐는 내용이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그 친구에게 나의 번호를 알려주었다.

처음 대화를 나눠 본 후배였지만, 이미 나는 그 친구가 마음에 들었다.


자신의 처음 보는 내게, 조금은 민망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는 것은,

본인이 그 원하는 바에 진심이고, 절실하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 좋다.


내가 내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받아왔듯이, 나도 그 친구에게 꼭 많은 도움을 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



3.

미국으로 가기 위해, 최근 O1 visa를 진행중이다.

O1 visa는 그 visa 특성 상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많고, 

특히 가장 어려운 것이 independant researcher에게 추천서를 받는 것이다.


이를 준비하면서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가 있었는지 이루 다 말하기 어렵다. (지금도 받는 중이지만)


추천서를 받기 위해, 나는 추천인 list를 정리했고,

사례별로 보낼 메일의 내용을 정리해서 총 15명의 해외 교수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지금까지 총 5명의 교수님들에게 답장을 받았고, 

그 중 3명의 교수님께서, 아주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다.


사실 놀라웠던 건, 오히려 기대하지도 않았던 분들에게 승인 메일을 받았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그래도 내 논문을 citation 하신, 나와 어느정도 관련이 있는 저명한 교수님들께만 메일을 보내려 했다. 그래야 할 말이 있으니까.

그런데 메일을 쓰다보니, 알 수 없는 자신감과 무모함으로, 

정말 이런 사람이 내 메일에 답변이나 하겠어? 하는 마음으로,

내 분야의 정말 유명한 사람들, 하지만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들한테 까지 요청 메일을 보냈다.


"아님 말구"


그런데 요청해주신 3명 중 2명이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분들이었고,

심지어 이 분들은 내가 기대도 하지 않았던, 내 연구 분야의 기라성 같은 분들이었다.


문득 이런 글이 떠올랐다.


당신, 해보기는 해 봤어?

하나 마나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마. 아직 해보지도 않고서.

당신의 앞날에, 어떤일이 일어날 지는 아무도 몰라.

해도 괜찮은 일이라면, 그냥 해. 그리고 책임져.




이런 글을 쓸 때면, 항상 빠지게 되는 나만의 오류가 있다.

나의 취향과 생각만 늘 옳고, 정답이라는 오류.


나는 적극적인 사람이 좋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틀리고 나는 옳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의 방식으로 본인의 삶을 유희하고, 만들어 나가는 것일 테니까.


그럼에도, 나는 적극적인 사람이 좋다.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어떤일도 마다하지 않는) 적극적인 사람이 좋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그렇게 되고 싶은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을 적극적으로 하세요. 살아남고 싶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