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보다 더 게으릅니다
지금은 정치인이 되어 다른 행보를 살고 계시지만,
한때 대학생들에게 선망의 존재였던 사람이 있다. 바로 안철수 의원.
무릎팍 도사에 나와서 얘기했던 그 내용들은,
그 당시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그를 열망하고 존경하게 만들었고, 나 역시 그 중 한명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정치인이니, 그의 정치적인 성향이나 행보를 차치하고라도,
나는 이 분에게 내 인생을 바꿀 만큼 큰 습관을 하나 배운 것이 있다.
어느 인터뷰에서, 인터뷰어가 그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아니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그렇게 많은 업적들을 내십니까?"
그러자 그가 답하길,
"저는, 제가 너무 게으르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를 계속 움직일 수 있는 상황에 두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면 저는 다음주까지 한 외국 신문사에 글을 쓰기로 했어요.
자신 없었지만, 일단 쓰겠다고 했지요. 그렇게 해두면, 그 후부터는 어떻게든 제가 그걸 지키기 위해 합니다"
그 당시 어렸을 때에는, 그 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조금 알게 된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언가를 하기위해 너무나 많은 과정과 고민을 거친다.
물론 그 고민의 과정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번쯤 생각해볼만 하다.
혹시 당신은 그 고민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닌가?
어떤 일이든, 고민 후 진행되는 일은 지루하고 때로는 고통스럽다.
그리고 그 고통을 오롯이 감내하고 이겨낸 사람만이 그 일의 결과를 얻는 것이다.
- 이 일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나는 이런 능력밖에 없는데
- 이 일이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일까?
- 이 일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이 일을 하는게 정말 잘하는 일일까?
물론 이런 고민들은 당연히 해야 한다.
하지만 그 고민들에 매몰되어서는 안된다.
고민 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시작했을 때,
혹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나를 내몰았을 때, 나는 많은 성취를 얻었던 것 같다.
1.
석사에서 박사를 고민할 때, 나는 매일같이 고민했다.
"나 같이 무능한 사람이 과연 박사를 할 수 있을까?"
"나 처럼 학부 학점이 안좋은 사람이 과연 박사를 할 수 있을까?"
"박사 괜히 시작했다가 이도 저도 안되게 되면 어쩌지?"
그래서 나는 그냥 박사 과정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다.
"잘 할 수 있을까?" 가 아니라 "잘 해내야만 한다" 라는 걸
2.
체중이 불어나던 박사 과정 시절, 나는 체중을 줄이고 체력을 늘리기 위해 크로스 핏을 등록했다.
처음 일주일은 걷는게 힘들 만큼 죽을 것 같았다.
버피 10개도 못하는 내가 이걸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6개월 후 나는 10km 마라톤과 매일 아침 저녁 버피 100개씩 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3.
미국 회사를 지원할 기회를 얻게 되었을 때, 나는 진심으로 고민했다.
"나 같이 한국에서만 30년 넘게 살아온 사람이 어떻게 미국에서 영어로 일하지?"
"영어 인터뷰로 본다던데 이거 내가 할 수 있으려나?"
그래서 그냥 지원했다.
"일단 합격하면 고민하지 뭐"
그런데 정말 합격하게 되자, 또 다시 나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미국에 아는 사람도 한명도 없는데 어떡하지?"
"지금 내 영어 실력으로 미국에서 어떻게 살아가지?"
그래서 나는 그냥 미국에 가기로 했다. 미국 가기 전까지의 내가 어떻게든 잘 공부해 주지 않을까? 하고
그리고 그자식 때문에 지금의 나는 열심히 고통받고 있다.
요새 같이 정보가 범람하고,
해야 할 이유보다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수만가지는 더 찾기 쉬워진 요즘에,
만약 당신이 어떤 일로 고민하고 있다면, 그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두어보는 건 어떨까.
그럼, 고맙게도 미래의 당신이 당신을 위해 열심히 일해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