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처음 경험 해보는 유튜브의 세계
그날도 어김없이, 회사를 마치고 집에 와서 나의 미국 회사 경험에 대한 글을 브런치에 쓰는 중이었다.
내 글의 주제는, 회사 상사에 대한 이야기였고
최근 몇 달간 느꼈던 고충,
그리고 내가 그 고충을 어떻게 견디고 이겨가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https://brunch.co.kr/@damnang2/64
글의 내용 중에는,
내가 가장 상사와의 관계, 회사 생활, 그리고 커리어에 대한 유용한 팁들을 많이 받았던
드로우앤드류 님의 영상 중 최명화 대표님의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상이기도 했고,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던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
글 작성을 마치고, 생각 없이 켠 유튜브를 켜고 조금 쉬려는데,
유튜브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발견했다.
사실 난, 온라인상에서
자기 계발을 외치는 사람들을 선뜻 적극적으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면,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은
"말은 쉽지.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게 어려운 거 아냐?"
"항상 뻔한 말이지 뭐. 그냥 열심히 하면 되지 무슨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거야?
저건 그냥 뻔한 소리로 자기 돈 벌려는 사람들이나 하는 거야!"
하는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었다.
그런 나의 주제넘은 '깐깐한(?)' 기준에도 불구하고 드로우앤드류 님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기 계발 관련 유튜버 중 한 명이었다.
앞서 말한 최명화 대표님을 비롯해서, 구글 수석디자이너 김은주 님, 김미경 님 등
유명한 분들의 인터뷰 영상은 거의 모두 앤드류 님의 유튜브를 통해 보며
나 스스로 멘탈이 무너지거나 힘들 때마다 많은 도움을 받았었고,
그 후로도 브런치 등을 통해 퍼스널 브랜딩을 생각하고 있는 입장에서
나의 페르소나를 어떻게 구축할 지에 대한 자세하고 심도 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기 때문에
실제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유튜버였다.
또 앤드류 님에 대해 좋게 생각하고 있었던 점은,
내가 생각하고 있던 나의 가치관과 너무도 소름 돋게 비슷한 점이 많은 유튜버였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남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한 것이다"라는 말을 가장 진솔하게 하는 유튜버였다.
그래서 더 호감이 가고, 구독까지 했던 것 같다.
여하튼,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니.
심지어 방금 전까지 그 사람의 유튜브 영상 내용에 대해 글을 쓰고 있었는데 말이다.
이것은 운명인 걸까? 하는 마음에 나는 정말 별 고민 없이 바로 메일을 보냈다.
꼭, 만나고 싶어요!
그리고 며칠 후, 답장이 왔다.
네, 우리 만나요!
그런데 실제로 막상 만나기로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우선 나는 유튜브 촬영 같은 건 해본 적도 없었고,
극단적 I성향이라 낯선 이를 만나는 것도 원체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딱히 재미있는 성격도, 말을 잘하지도 않는 타입이라
과연 내가 그 영상 촬영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민폐를 끼치지 않는다고,
인터뷰 내용에 대한 준비도 하고,
출퇴근하는 차 안에서 혼자 말도 해보고,
카메라를 켜놓고 의식하지 않는 연습도 해봤지만,
걱정스러운 마음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았다.
일단 해보고 싶은 일이 생기면 저질러놓고 수습하는 과거의 내가 또다시 원망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렇게 만나기로 한 당일, 그날은 정말 예외적으로 샌디에이고에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다.
긴장하는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한 것일까?
그렇게 만나기로 한 식당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앞에 키가 크고 잘생긴, 영상에서 보던 바로 그 사람이 지나가고 있었다.
"아, 앤드류 님이다."
우선 앤드류 님은 생각보다 더 키도 크고 얼굴도 작고 어깨도 넓고 잘생겼다.
내가 보던 영상에서는,
앳된 소년의 이미지 같은 느낌이었다면
실제로 본 이미지는 뭔가 좀 더 남성적이고 샤프한 이미지였다.
그리고 역시 65만 유튜버답게,
긴장하고 있는 우리 (나와 다른 인터뷰이 발레리아 님)를 순식간에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야기를 하고, 대화를 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 자체로 호감 가는 사람이란 게 약간 이런 느낌이구나.'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편안하게 들어주고, 그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그냥,
저런 부류의 사람이 되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아쉽게도 촬영하기로 한 그날은 계속해서 비가 왔다.
예쁜 샌디에이고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공원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앤드류 님이 묵고 있는 호텔의 로비에서 촬영을 진행하기로 했다.
앤드류 님과 진행했던 인터뷰 내용은 간단했다.
간단한 나의 소개,
그리고,
미국 회사와 한국 회사 간의 차이,
특히 인종, 성별 등 다양성 측면에서의 차이에 대한 인터뷰 내용이었다.
긴장하지 않아야지 했던 나는, 카메라가 돌고 나서 미친 듯이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숙소 주변이 공항 근처라, 비행기 착륙 소리에 촬영이 원활하지도 못했다.
그래도, 같이 온 발레리아 님께서 워낙 말을 잘하셨고,
앤드류 님은 워낙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그런 '기운'이 있는 분이었기에
나는 중간중간 준비 했던 이야기들을 하면서 그렇게 얼렁뚱땅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차를 타고 돌아오면서, 아 이 이야기 준비했었는데 왜 못했지 흑흑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인생 처음으로 유튜브 촬영을 해보았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새로운 장소에서, 좋은 기운을 받는다는 게 이런 것이었을까.
만남 이후에도 계속 여운이 남았던 것 같다.
앤드류 님을 만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실제로 내가 힘들 때 많이 도움을 받았던 유튜버이기도 했지만,
직접 만나서 나와 비슷한, 또는 더 나아 보이는 그 사람의 좋은 영향력과 기운을 받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앤드류 님에게 좋은 영향을 받기 위해 만나려 했던 것처럼
그분의 영상에도 좋은 도움이 되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던 게 가장 아쉽다.
말을 조리 있게 잘한다는 것.
누군가에게 호감이 산다는 것.
그리고 그 호감 가는 말을 통해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고, 긍정적 에너지를 준다는 것.
문득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앤드류 님처럼.
+
앤드류님에게 말씀드렸던 것 처럼,
나도 내 자리에서 더 많은 커리어를 쌓고, 그로 인한 나의 퍼스널 브랜딩을 잘 구축해서,
나와 같이 진로등에 고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되어서,
다음에는 좀 더 정돈된 말과 어조로 앤드류 님과 함께 다시 촬영을 해보고 싶다.
지난 번 글이 앤드류님을 끌어당겼듯, 이 글도 언젠가의 미래를 조금 일찍 끌어 당길 수 있는 글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