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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온 Apr 03. 2021

비 오는날의 감성

심연의 풍경

봄비가 내린다.

얌전히..

꽃이 질까 봐 비가 오지 않았으면 바랐지만

꽃이 지지 않게끔 조용히 비가 내린다.


꽃 사이로 내리는 비는 운치 있다.

꽃이 핀 장면에 빗줄기의 그림이 덧입혀진다.


무언가가 조용히 내려오는 건

심연으로 가라앉음을 연상시킨다.

세차게 내리는 비가 아닌 조용히, 차분히 내리는 비..

내리는 비가 마음에 와서 닿는다.

내리는 모든 것이 마음에 와서 닿는다.


화창한 날도 좋지만, 비가 내리는 날도 좋다.

비가 내게 말을 건네고,

묻어두었던 감정들이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피어오르는 감정의 향이 하나의 흐름을 만들고

그 흐름을 타고 간다.


흐름을 타고 가다 잠시 앉아 보면 그림이 펼쳐진다.


동경했으나 그것과 가깝게 느끼지 않았다.

너무나 바란다는 것은 그것에 닿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그렇게 아름다운 것을 꿈꿔 닿기를 원하며 애잔해했다.

어느덧 아름다움과 애잔함이 뒤섞여

아름다움이 애잔한 것인지, 애잔한 것이 아름다운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벚꽃이 핀 풍경에 조용히 비가 내리는 오늘의 날은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회색 빛을 머금고 있는 <애잔한 아름다움>이라는 그림을 보는데 적합했다.


이 감성을 사랑했다.

아름다움과 구분이 가지 않는 애잔함을..

동경하는 것을 추구하는 느낌은 달콤했다.

세상의 많은 것을 보고 감상했으며

감상의 형태로 많은 노래를 불렀다.


그러다 문득. 

창가에서 비를 지켜보다 알게 되었다.

존재의 모든 것은 아름답다는 것을

그리고 그 모든 것은 하나라는 것을


그래서 그 아이에게 말해줬다. 

넌 이미 아름답다고.

이미 존재 안에서 온전하고 완전하며 사랑받는 존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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