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써 내려가는 것을 좋아한다. 스스로의 경험 때문에 깊게 생각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외부에서 주제가 주어지거나 약간의 아이디어로 생각의 물고를 터주면 그 주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고, 외부 의견에 대한 응답으로 글을 쓰기도 한다. 김영하 작가는 저서 '말하다'에서 하나의 소설은 이전에 있던 소설들에 대한 응답이라고 했다. 아마도 이전 책을 읽어보고, 좀 더 발전된 가치관을 내놓거나, 다른 생각이 있다면 토론하듯이 다른 가치관을 써 내려가기 때문일 것이다.
지식을 갖춘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궁리하고 분석을 한다. 소위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분석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분석은 누구나 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사고 확장 경험이다. 우리가 아는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 대해 고민을 하고, 분석을 하며 더 나은 방향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곤 한다.
오늘 아이디어 물 고를 트게 해 준 자극은 JTBC의 교양 프로그램 ‘차이 나는 클라스’에서 유시민 작가의 민주주의에 대한 강연이다. 잘 알지 못했던 정보를 듣고, 참가 연예인들이 의견을 내고, 질문을 하면 답을 하는 장면을 보다가 그에 대한 응답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유시민 작가님처럼 정치와 역사에 관심이 많아 우리 사회를 이루는 정치 체계를 분석하고, 더 나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사람도 있고, 유튜브의 부동산 강연자처럼 시장의 원리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의 영향을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김영하 작가처럼 글쓰기, 소설 쓰기란 무엇인지 근원을 파고들고, 본인이 말하고 싶은 삶을 글 속에 녹여내려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듯 여러 종류의 분석이 있지만, 기본 방식은 하나로 통한다. 한쪽 방면에 대하여 분석적으로 사고하고, 통찰하여 분석적인 사고방식을 경험하게 되면, 같은 사고방식으로 다른 분야를 생각하여 훌륭한 수준으로 분석 해 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분석 대상으로 삼겠지만, 모든 분석은 통한다고 이번 강연을 듣고 생각했다. 즉, 한쪽의 분석 방식을 인용하여 다른 쪽을 충분히 분석할 수 있다.
이번 민주주의 강연을 듣고 연결하여 분석이 된 사회적 상황은 개인의 행복과 휴식에 대한 많은 에세이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민주주의 기본이 되는 것은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국민에게 있고 (주권재민), 법치주의가 실현되고,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여기서 기본권은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행복할 권리를 추구하는 것인데, 민주주의 기반이 되는 대통령 직선제의 투표권, 독재 정치 타파는 이미 이루어졌기 때문에 한 단계 높은 단계인 ‘행복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는 독재 정치로부터의 자유를 노래했다면, 지금은 개인의 자유, 즉 행복에 관심이 높아졌다. 이는 이전보다 발전된 민주주의 체제가 기반이 되었기 때문에 추구할 수 있는 한 단계 높은 가치라고 볼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법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그런 책이 많이 나오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또, 민주주의란 통치자가 아닌 개개인이 매우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는 뜻이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발전할수록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행복할 권리에 대해서 고민하고 행복감을 발전시키려 할 것이다.
나는 휴식, 감성, 삶의 성숙에 대한 분석을 하는 작가이다. 하지만 여러 책들이나 강연을 통해 다른 분석 방식들을 보게 되면, 나의 관심 주제에 연결시켜 보기도 한다.
아마 다른 분들도 한쪽 방향에서 분석하는 사고를 키운다면, 새로운 주제로 약간의 자극이 주어졌을 때 사고의 폭이 증폭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각자의 삶에서 중요하게 다가오는 부분을 분석하고, 사유해 보면서, 새로운 책이나, 강연, 아이디어들을 접해 보길 권한다. 새로 접한 아이디어들이 본인이 가진 세계와 혼합되면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