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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질 거라고.
지금은 버겁고 힘들어도, 언젠가는 나아질 거라고.
마치 모든 걸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다는 듯 말한다.
그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지난 날들을 지나오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견디고, 이겨내고,
조금씩 성장하며 스스로를 다져왔으니까.
다만 그 과정이 마치 시간이 알아서
우리를 치유해 준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러나 이 멈춤 없는 시간 속에서
견디고 버텨낸 건
결국 나 스스로였고, 우리 모두였다.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 믿는 사람일수록
더 오래 괴로울지도 모른다.
시간은 그저 흐를 뿐,
그 흐름 속에서 스스로를 이겨내고 치유해야 하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니까.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
사람에 따라 더 빠르게 흐르지도,
느리게 흘러주지도 않는다.
아픔이나 고통을 대신 덜어주지도 않는다.
다만 각자의 속도로 각자에게 주어진 하루를 견딜 뿐이다.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것 같은데도
어찌저찌 또 하루를 지내온다.
특별한 결심도, 이럴듯한 변화도 없었지만
그 하루를 지내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미 충분했음을 알게 된 날들.
어쩌면 무엇을 해결해 보려고 애쓰기보다
잠시 내려놓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묵묵히 흘려보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될 때가 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삶이 조금 나아진 듯 느껴질 때도 있다.
사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그 문제를 바라보는 눈이
조금씩 더 익숙졌을 뿐이다.
나이가 들어가며 얻은 가장 큰 변화는
어떤 상황에 닥쳐도 덜 조급해졌고,
나를 덜 탓하게 되었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은
어쩌면 ‘우리가 시간을 지나오는 법을 배워간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고대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이렇게 말했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강물은 끊임없이 새로 흐르고,
그 안에 발을 담그는 나 또한 어제의 내가 아니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르고,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어느새 어제와 다른 사람이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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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직 괜찮아졌다고 말하기 이른 상태라면,
그 또한 괜찮습니다.
‘괜찮아지는 중’이라는 말도
충분히 성립하니까요.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준다고들 말하지만,
정작 스스로를 다독이고
생각을 정리해 온 건
시간이 아니라 저 자신이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쉼 없이 흐르는 시간을 지나왔을 뿐입니다.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라면,
차라리 잘 흘러보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저에게는 더 나은 선택이었습니다.
이 글이 오늘 하루를 살아낸 당신에게
“잘 버텼다”는 말 한마디처럼 닿아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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