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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e Sep 02. 2022

3.이탈리아제 덕후 프랑수와 1세(1)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는 이탈리아의 만토바 공국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프랑스와 1세가 이 오페라의 나쁜 색마(수많은 여자를 농간하는 남자) 리골레토 공작의 실제 모델입니다. (빅토르 위고의 1832년 희곡인 ‘일락의 왕'에 영감을 받아 만든 오페라임) 그의 행실을 알 수 있는 이야기가 또 있습니다. 프랑수와 1세는 신하인 페론의 부인을 대놓고 탐을 냈다고 합니다. 페론은 왕을 아는지라 부인을 안내 줄 방법은 없고 티 안 내고 복수해 줄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페론 스스로 매음굴에 가서 매독 보균자 되어 부인에게 매독을 옮긴 후 부인을 프랑스와 1세의 방으로 들여보냈고, 남의 여자를 탐한 벌로 프랑스와 1세는 매독으로 죽었다는 막장스토리죠.

 이 이야기가 실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 소문이 생길 정도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은 짐작이 되기는 합니다. 유럽왕은 귀족의 유부녀를 애첩으로 두는 풍습이었는데 이것은 보통 양자 간의 암묵적인 합의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부인을 내어 주는 대신 엄청남 재산과 높은 지위를 얻게 되는 것이죠. 프랑스와 1세도 많은 애첩을 두었고 매번 그녀의 남편들에게 후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는데 그에게만 유독 이런 소문이 파다한 것을 보면 여자 문제가 많기는 많은 왕이었나 봅니다.

 그는 밀라노를 정복한 루이 12세의 사위였습니다. 루이 12세는 장녀 클로드와 결혼해 데릴사위가 된 그에게 왕위를 넘겨주고 죽으면서  “우리는 헛수고를 했다, 저 커다란 젊은 놈이 만사를 그르칠 것이다.”라고 탄식을 했다고 합니다. 슬프게도 이 예상은 적중합니다. 이 왕은 바람둥이에다 전쟁은 맨날 졌고, 정치에도 젬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분은 21세기의 프랑스를 문화강국으로 만든 기틀을 마련한 왕으로 프랑스인들의 존경을 받는 왕이 되었죠. 바람둥이에 정치도 못 하는 왕이었는데, 갑자기 문화강국을 만들었다니!!! 세상사 참 말도 안 되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인생도 그렇지만 역사도 가끔은 어이없는 데에서 잭팟이 터지니 말이죠.     


-로마행 보다 파리행 비행기요금이 싼 이유는?-     

 비행기표 비교사이트를 검색해 보면 우리나라에서 거리가 가까운 로마 보다 파리행 비행기요금이 싼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는 건데요. 파리는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세계 1위의 관광도시입니다. 하지만, 17세기~19세기 초까지 유럽 최애의 관광도시는 로마였습니다. 돈 있는 귀족 집안의 자식들이 지금 돈으로 따지면 수억씩 들여서 이탈리아에 가서 문화, 예술적 소양도 쌓고 틈틈이 음주, 가무도 함께 즐기다가 오는 그랜드 투어가 유행했습니다.

사브리나의 오드리햅번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 선망의 도시가 로마에서 파리로 바뀝니다. 1956년에 만들어진 오드리 햅번 주연의 영화 ‘사브리나’를 보면 부자집 운전기사 딸인 사브리나가 파리에 요리 유학을 다녀옵니다. 분명히 스토리상 요리유학을 갔다고 했는데 파리물을 좀 먹고 오더니 평범했던 그녀가 절세미녀 패션리더가 되어서 나타납니다. 파리지앵 스타일에 오드리 햅번을 보고 부잣집 아들이 둘 다 홀딱 반한다는 내용의 영화인데요. 지금도 미국영화를 보다 보면 파리 여자는 다 예쁘다던가, 세련됐다 하는 대사를 자주 볼 수 있는데, 그 만큼 파리가 선망의 도시라는 뜻이죠.

이런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 내신 분이 프랑스와 1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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