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유환 Sep 05. 2018

모두가 데이터를 보는 회사

알라미를 만드는 딜라이트룸 이야기

데이터를 보는 것은 제품 성장에 필수적인 부분이다. 제품을 데이터로 살펴보면서 개선 할 부분이 어디인지, 개선한 부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데이터 수집 서비스들이 워낙 잘 되어있어서, 모든 회사들이 나름대로 제품 관련 데이터는 수집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크게 고민하지 않는 부분은 "수집된 데이터를 누구까지 보게 만들 것인가?" 다. 주변의 회사들을 보면 이 문제를 데이터만 보는 사람을 두고 이 사람이 데이터를 뽑아주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반면, 딜라이트룸은 모두가 데이터를 보는 회사다. 이 글에서는 우리가 왜 이 문화를 만들었고,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지 공유하고자 한다. 참고로, 딜라이트룸은 알람 앱 알라미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알라미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글을 참조하면 된다.


모두가 데이터를?

정리된 분석 결과를 보는 것과 날것 그대로의 데이터를 직접 보는 것은 차이가 크다. 누군가 정리해준 결과만 보는 사람은 진정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마치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든다면서 리포트로 뽑아져 나온 GDP나 실업률 수치만 보고 결정을 내리는 것과 같다.


모든 직원들은 제품을 성장시키기 위해 각자 맡은 분야에서 일을 한다. 제품을 사용자가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위에서 말한 정치인처럼 탁상공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용자가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데이터로 남는다. 사용자가 남긴 이 흔적을 직접 만져보고 자세히 살펴보는 과정에서 제품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명확해진다. 다시 말해, 모두가 데이터를 직접 살펴봐야 각자가 맡은 분야에서 잘할 수 있다.


모두가 데이터를 보는 게 가능한가?

하지만, 이 문화를 만들고자하면 두 가지 걱정이 앞을 막이 선다. 먼저, 바쁜데 어려운 쿼리(Query) 공부까지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쿼리를 잘 짜는 사람이 데이터를 보면 되는데 못하는 사람이 데이터를 보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직접 모두가 데이터를 보는 문화를 만들면서, 이런 걱정은 기우라는 것을 깨달았다.


1. 데이터 보는 것은 어렵지 않

많은 사람들이 데이터를 보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궁금해하는 지표들은 간단한 쿼리 작성만으로 구할 수 있다. 이벤트 사용자 개수를 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깊게 데이터를 살펴볼 수 있다. 팀원 중에 SQL은 하지 못하고 엑셀 정도만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정도 수준까지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었다. 조금만 공부해도 데이터를 봐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2. 다른 사람이 데이터 대신 봐주는 건 어렵다

데이터를 본다는 것은 탐구(explore)해나가는 과정이다. 하나의 데이터를 보면, 다른 질문이 생각나고 또 다른 질문이 생각나게 된다. 처음에는 추상적인 질문이다가 데이터를 보면서 점차 구체적인 질문이 만들어진다. 가끔은 본래 질문과 전혀 관련이 없지만 의미 있는 결과를 얻게 되기도 한다. 데이터 분석가가 빠르게 쿼리를 작성해 줄 수 있지만, 이렇게 파생되는 을 따라가면서 탐구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요청한 사람과 데이터 분석가가 계속해서 추상적인 질문과 피상적인 결과를 주고받게 된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말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직원이 데이터를 보도록 장려하고 교육하는 비용보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발생하는 비용이 훨씬 더 크다.



어떻게 모두가 데이터를 게 만들까?

모두가 데이터를 보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딜라이트룸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은 DDA(Daily Data Analysis) 시간이다. 우리끼리는 "따!"라고 부른다. 간단한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해서 자신의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있다. 부담되지 않도록 각자 일주일에 한 번씩 분석을 진행하고 있고, 한명당 10분 정도 소요된다. 우리팀에서 최근했던 분석은 아래와 같다. 각각 제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깊이 있고 의미 있는 분석들이다.


David (마케팅) - 마케팅으로 들어온 유저들의 리텐션은 오가닉보다 리텐션이 더 낮을 것이다.

Louie (수익화) - 미션 알람을 쓰는 사용자들의 광고 노출수가 더 높을 것이다.

Lloyd (QA) - 퀵 알람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10분 이내로 시간을 맞출 것이다.

Zach (기획) - 알람 설정 화면에서 가장 인기 없는 기능은 라벨일 것이다.

Chris (iOS) - 수면유도 음악 기능 사용의 대부분은 처음 호기심에 사용이다.

Dan (Android) - 알람 앱이기 때문에 현지 시간 기준으로 리텐션을 구하면 리텐션이 증가할 것이다.


DDA를 통해 모두가 데이터를 보는 문화를 만들면서 아래와 같은 다양한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1. 다양한 관점으로 제품 바라보기

각자 자신이 맡은 분야의 관점에서 제품을 분석하다 보니 다양한 관점에서 제품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제품 전체를 바라보면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2. 빠른 이벤트 로그 추가

팀 전체가 데이터를 보다 보니 기록되지 않은 이벤트가 있을 때, 다음 릴리즈에 곧바로 추가가 된다. 이벤트가 없어서 분석하지 못하는 부분이 지속적으로 줄어든다.

3. 분석 실력이 쑥쑥

DDA 시간에 쿼리에 대 같이 고민하다 보니 쿼리 실력이 빠르게 증가한다. 게다가, 잘하는 사람의 쿼리를 보면서 비슷한 분석을 할 때 따라 하면서 어려워서 못하는 분석이 점점 줄어든다.

4. 데이터 기반 논의

모두가 데이터를 보다 보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데이터 기반으로 이야기를 한다. "이전 지표는 어땠고 개선된 지표는 어떻다"는 식이다. 과거에는 감에 기반해서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논리적인 대화를 하게 된다.



그러면, 데이터 분석가는 필요 없나요?

모두가 데이터를 보는 문화를 만들면, 팀원들 대신 쿼리를 생산하는 쿼리 기계로써 데이터 분석가는 필요하지 않다. 데이터 분석가는 남의 쿼리를 짜주는 사람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의 상태를 분석하고 제품의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이다. 딜라이트룸에서는 데이터 분석가를 하고 있는데, 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예시들은 아래와 같다.


사용자 코호트 분석: 알라미 사용자를 여러 가지 기준으로 나누어 사용 패턴을 분석

이탈 분석: 이탈 사용자를 기반으로 어떤 사용자들이 앱을 그만 사용하는지 분석

이탈 예측: 이탈 사용자와 계속 사용하는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탈 예측 모델 만들기


We're hiring

모두 함께 데이터를 보는 문화를 가지고 데이터 기반 결정을 내리고 있는 딜라이트룸에 관심이 있다면 직군과 상관없이 아래 링크를 클릭!


지원 가능 포지션 확인하기  >>  http://bit.ly/2MKZMho



매거진의 이전글 회사는 언제 미션이 필요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