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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이 날 감싸다

by 단이


그렇게 나는 어찌어찌해서 2학년도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하지만 고삼이라는 단어가 주는 압박감과 주는 무게가 두려웠는지, 겨울방학 때 너무 힘들고 힘든 하루를 보냈다.


나는 진로가 명확하다.

그래서 그 진로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입시 학원을 다니려고 겨울방학만 기다렸다.


방학이 시작하자마자 나는 학원을 등록해 학원을 다니게 되는데 입시인지라 학원에서는 나를 위한 배려의 여유는 없었고,

그것은 날 힘들게 만들었다.


나의 상황을 설명하고, 나의 상황을 다 아는 사람들도 어려운 상황인데...

입시라는 중요함을 앞두고 다들 고슴도치처럼 날을 세우고만 있었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가 너무도 힘들었다.

아프지 않은 사람도 입시라는 것을 하면 힘든데 도와주지도 않은 몸을 이끌고 입시를 진행하려니까 너무너무 버거웠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갑자기 새벽에 너무 큰 우울에 빠지게 되었다.

나는 평상시처럼 학원을 다녀와서 약을 먹고 잘 준비를 다 마쳤는데,

갑자기 큰 우울의 호수에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었다.


‘나는 왜 이럴까’부터 시작되어

‘왜 난 이거 하나도 제대로 하지도 못할까’.

‘난 꿈도 꾸면 안 되는 걸까’,

나는 왜 이 모 냥일까부터 나를 자책하는 말들만 머릿속에 가득 차기를 시작하더니,

한없이 그 호수에 빠져 헤엄쳐 나올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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