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을 가게 되었는데, 거기에는 소아청소년과 교수님이 계시지 않는다며 나를 받아주지 않았고,
나는 그때 내가 아직 청소년이라는 것을 또 한 번 깨닫게 된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알려준 다른 병원의 응급실을 가게 되었다.
들어가기 전 간호사가 몇 개 묻는 질문이 있는데 가장 먼저 들은 말은 "죽을 생각이었나요?"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나는 죽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위에도 적혀있다시피 그날의 새벽 감성에 휩싸여 얼른 자고 싶은 생각에 먹게 되었고,
한 봉지씩 먹어서 양의 개념도 없이 먹은 거라 자살을 할 행동이 절대 아닌데도 불구하고 병원에 있는 모든 선생님들은 나에게 ”죽고 싶었어요? “라는 질문만 계속하였다.
응급실에 누워있는데 교수님이 내려와서 나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많은 약을 먹었어요?” 나는 상황을 설명하며 죽을 생각이 전혀 아니었다는 것을 밝혔다.
하지만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은 나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미 내가 죽고자 그 약을 먹은 애로 단정 지은 것처럼 질문하고 말하는 게 너무 싫고 짜증 났다.
계속 묻는 질문에 나는 없던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죽고 싶어 먹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며 나도 나를 세뇌 걸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정말 더러웠다.
어차피 들을 생각도 없는 나의 말을 왜 자꾸 묻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만 계속하고 있는데,
내가 입원해야 한다는 지시가 내려와 나는 어쩔 수 없이 입원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입원을 하게 된 이유가 과다 복용으로 인해 자살의 행위를 했다는 걸로 입원할 때 보호자가 상주를 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그래서 엄마와 같이 병원 생활을 하게 되었다.
길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처음부터 입원할 생각이 없었고, 나를 이상한 아이 취급하는 그 공간에 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나의 방의 소중함을 깨달은 채 집에 왔는데 방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어김없이 또 우울했고, 힘들었다.
엄마와 아빠는 그런 날 방에 혼자 두기 불안해하였고, 그런 나는 불안한 상태의 아이가 맞았다.
그렇게 학원을 다 그만두고 방학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