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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 션 디쉬의 번리는 그리 단순한 팀이 아니다


번리 하면 어떤 키워드가 떠오르는가? 아마 선 굵은 축구, 두 줄 수비와 같은 단조로운 느낌의 수식어가 머릿속을 스쳐갈 것이다. 실제로 번리는 프리미어리그에 소속된 그 어떤 팀보다 단순하다는 평가를 받곤 한다. 하지만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이들은 그리 단순한 팀이 아니다. 오히려 꽤나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히 번리가 시행하는 압박 전술이 그러한데, 최근 이들의 압박으로 인해 상대가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에버튼, 아스날, 레스터 모두에게 효율적인 전방 압박을 시행하며 만들어낸 득점들이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면 이 세 경기에서 번리 선수들이 보여준 압박 전술에 대해 파헤쳐 보자.




첫 번째 상황은 에버튼 전에서 번리의 선제골이 파생되는 과정이다. 우선 1-4-4-2 형태의 수비 조직이 형성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번리 선수들은 각자의 마크맨을 설정하고 1 vs 1의 수적 동위 상황을 창출했다. 즉, 에버튼의 어떤 선수가 볼을 소유하든 곧바로 압박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상 에버튼의 후방 빌드업을 완벽히 제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압박에 성공한 번리 선수들은 곧바로 재점유 -> 재공격의 과정으로 전환했고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두 번째 상황은 아스날 전에서 나온 번리의 동점골 장면이다. 에버튼 전과 마찬가지로 아스날의 후방 빌드업을 제어하기 위한 압박을 전개하고 있다. 각자 정해진 위치에서 마크맨을 설정한 뒤 1 vs 1의 수적 동위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크리스 우드의 압박 지점이다. 그는 아스날의 좌측 센터백이 아닌 레노의 우측 공간을 향한 압박을 가져갔다. 이는 레노가 중앙에 위치한 자카에게 볼을 보내게 하기 위한 유도 과정이었다. 이러한 압박에 의해 레노는 자카에게 볼을 건넸고 번리 선수들에게 둘러싸인 자카는 치명적인 실책을 범한다. 번리의 조직적인 압박 전술이 효과를 발휘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세 번째 상황은 레스터 전 번리의 선제골 과정을 나타낸다. 이 장면 또한 위에 제시된 두 경기와 유사한 포맷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마크맨을 설정한 뒤 1 vs 1의 수적 동위가 펼쳐져 있다. 해당 득점 과정은 번리의 압박도 훌륭했지만 차우더리의 어이없는 패스 미스가 가장 큰 발단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의 패스 미스에 즉각적으로 반응한 번리 선수들은 빠르고 간결한 재점유 -> 재공격을 단행하며 레스터의 골문을 열어냈다.





세 가지 상황을 통해 번리가 시행하는 압박 전술의 공통점이 드러난다. 지역방어를 통한 특정 마크맨 설정, 1 vs 1 수적 동위 창출, 후방 빌드업에 핵심이 되는 수비수와 미드필더에 대한 압박 전개. 이것이 가장 뚜렷한 번리의 압박 전술이자 시스템이다.

아무리 훌륭한 팀이라고 해도 세 경기 연속해서 유사한 전술적 시스템을 바탕으로 득점을 뽑아내기란 쉽지 않다. 이로 말미암아 번리는 훌륭한 압박 시스템을 보유한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번리의 토대가 선 굵은 축구, 두 줄 수비인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이들이 마냥 단순한 팀에 불과하다고 단정 짓기엔 무리가 있다. 번리의 단순함 속엔 철저히 시스템화되어 있는 발톱이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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