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지 어디로든지.
올해 3월이 되고 나서 한 가지 도전한 게 있었다.
그건 새벽 수영.
워낙 몸이 약하고 운동을 싫어하는 내가 무슨 수영인가..
그것도 새벽 수영을..
건강 염려증이 있는 나는 등산, 러닝, 헬스, 요가, 에어로빅, 필라테스....등등 시도해 본 운동은 많다. 모든 운동이 시도에서 멈추었다는 게 문제지... 어떤 운동에도 흥미를 느낄 수 없었고 운동은 나에게 늘 힘듦, 하기 싫음, 괴로움 그 자체였다.
그러다가 2019년도에 남편의 권유로 처음 수영을 배웠었다.
그 어떤 스포츠 아비투스를 가지고 있지 않은 나, 처음 수영장에 갔을 때 나와 같은 성인들이 많다는 것에 왠지 모를 안도와 위안을 느꼈다. 몸은 다 컸는데 키판을 잡고 음파 음파하는 나와 같은 모습들이 마치 아직도 자랄 게 많이 남은 어린이들과 같이 보였다.
그렇게 음파부터 시작해서 자유형 팔 돌리기, 옆으로 호흡하기, 배영, 평영으로 진도가 나가며 아주 오랜만에 배움의 즐거움에 흠뻑 빠졌었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지고 나의 수영 진도는 거기서 끝이 났다. 코로나 이후에 수영을 다시 배울까..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동네 스포츠센터의 수영강좌에 등록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어찌나 경쟁이 치열하던지 재수강을 하고 남는 자리는 거의 없었다.
그렇게 일주일에 한두 번 등산이나 하며 운동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던 차에, 이번에도 남편이 스포츠센터에서 새로 기초반이 개설된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매일 가려면 새벽에 가는 게 제일 좋다는 조언에 다시 시작된 나의 새벽 수영.
"전에 좀 배웠다고 도움이 되네!" 하며 음파부터 새롭게 배웠다. 새벽에 일어나서 수영을 가는 건 정말 고되고도 고되었지만, 일단 수영장에 도착하면 그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수영복 입은 알록달록한 사람들과 물개 같은 강사님들의 활기가 잠들어있던 나를 깨워주었다.
수영을 시작한 지 2주일 동안 월화수목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영장에 나갔다.
그래, 조금씩 차근차근 나만의 속도로 벽돌을 쌓아보자!
힘들지만 빠지지 않고 하다 보면 적응될 거야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몸살이 났다.
수영은 고사하고 일상의 모든 루틴이 깨지고 말았다.
하루하루 벽돌을 조심스럽게 쌓아 올리고 있었는데 나의 벽돌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무너졌다.
와르르르르.....
나는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기다릴 수밖에..
다시 벽돌을 쌓을 수 있을 때까지..
다시 회복할 때까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병원에 가서 수액도 맞고 약도 잘 챙겨 먹으며 푹 쉬었다.
빨리 나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몸은 힘들었지만 평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린 지 10일 만에.
오늘 수영장에 다시 갔다.
그래, 다시 돌아오면 돼.
조금 쉬었다가 다시 천천히 나아가면 되는 거야.
언제든지 돌아 올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
돌아 오고 싶다는 마음과 돌아 올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그걸로 된거다.
멈췄다가 그렇게 다시 돌아오며 조금씩 나아갈테니까.
여기 브런치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