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주는 선물, 그 귀한 경험
나의 하루는 내가 쓰는 것이 아니라 쓰이는 삶이다. -김주원 교수님-
2023년 12월 13일. 나를 위해 선물을 준비한다. 41번째 세상에 태어난 날. 지인들 8-9명을 초대해서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의미를 던져주는 것들을 생각해 보며 질문해 보고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계획한 것은 아닌데 날짜를 정하는 과정에서 공간 대여 사업을 하는 친구 사업장이 비어있는 날짜가 선택되었고 공교롭게 오늘이 된 것이다.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험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것인데 나는 이러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가치를 알고 있다. 아니 알고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귀한 경험은 오늘을 벅차오르게 만들어 줄 테니까. 오늘 이런 경험을 선물 받는 날이다. 설렌다.
지난 4개월 남짓 시간 동안 새벽마다 글을 써 내려가며 스스로 느끼고 경험하였던 일들을 생생하게 공유하려 한다. 나에게 의미가 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이 의지가 되어 갈 때 자연스럽게 내년 목표들이 따라오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나눌 때 오늘 만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
오늘 오겠다고 흔쾌히 말해준 친구들, 지인들에게 고맙다. 시간을 내어 일부러 공간으로 와 주는 마음이 참 감사하다. 오는 친구들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를 한다. 함께 나누는 시간에 한 사람 한 사람이 단 한 가지라도 담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오늘 하루는 내가 쓰는 것이 아니라 쓰임 받는 하루가 되게 해 달라고.
예전에 인생의 final vocabulary를 생각해 본다면 어떤 것일까 질문을 듣고 떠오르는 단어가 하나 있다.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 필요한 사람. 지금의 나에게 떠오는 단어는 그렇다. 이 단어가 또 다른 나를 만나 확장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다.
어제저녁, 마지막 준비를 하면서 인쇄를 하는데 귀여운 딸아이가 자신도 해 보겠다면 내년 목표를 열심히 적는다. 어떤 의미인지 잘 알지는 못해도 엄마가 컴퓨터 앞에서 준비하는 일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는 안다. 엄마는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설레는 사람이라는 것을.
눈에 보이는 선물이 하나도 없어도 기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신기하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되는구나. 기록하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갈 수 있는 일들을 깨닫게 된다. 먼 미국에서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남편이 들고 오는 유형의 선물을 기다리는 마음을 숨길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이 땅에 태어나게 해 준 아빠 엄마께 감사하다고 전화를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