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 주신 선물
2023년 유난히 설레었던 생일. 나에게 온 그날의 선물을 기록한다. 가슴이 벅차오르던 시간을 고이고이 담아 이따금 찾아볼 수 있도록 말이다.
- 내가 가진 것으로 누군가에게 주는 것이 기쁨이라는 것을 경험한 것.
- 친구들이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는 시발점이 되는 시간이 허락된 것.
- 나는 좋은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것.
-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것이 나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
-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클래스를 이끌어가며 경험해 본 모든 사소한 일들까지.
표면적인 주제는 ‘2024년 목표 세우기‘ 였지만 숨어있던 진짜는 엄마이기 이전에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몰랐던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다. 나에게 의미가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세우는 목표들은 타인의 것이기에 아무런 힘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작심삼일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나만의 의미를 발견해 간다면 의지는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나만의 의미가 의지를 만나면 비전이 된다. 삶의 비전이 있다는 것은 삶의 방향이 또렷해진다는 의미이다. 흐릿했던 많은 물음표들이 점차 선명해지는 과정, 한 장의 고 해상도 사진을 의미한다. 선명하다는 것은 곧 자신감이다. 타인의 삶을 기웃거릴 필요도 없고 타인의 삶을 부러워할 이유도 없다.
나를 알아가는 질문 카드를 준비한다. 내가 어떠할 때 기뻐했는지. 무엇이 나를 설레게 하는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를 아프게 했던 것은 무엇인지 여러 질문들을 돌아가며 이야기할 때 친구들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여기서 훌쩍 저기서 훌쩍. 오늘은 휴지의 활약이 대단하다. 모두 휴지를 찾느라 바쁘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그동안 꾹꾹 눌러 담았던 감정들이 흘러나온다.
친구가 적어 온 마가릿 생스터의 시를 읽어준다.
하지 않은 죄
당신이 하는 일이 문제가 아니다.
당신이 하지 않고 남겨 두는 일이 문제다.
해 질 무렵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그것이다.
잊어버린 부드러운 말
쓰지 않은 편지
보내지 않은 꽃
밤에 당신을 따라다니는 환영들이 그것이다.
당신이 치워 줄 수도 있었던
형제의 길에 놓은 돌
너무 바빠서 해 주지 못한
힘을 북돋아 주는 몇 마디 조언
당신 자신의 문제를 걱정하느라
시간이 없었거나 미처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사랑이 담긴 손길
마음을 어루만지는 다정한 말투
인생은 너무 짧고 슬픔은 모두 너무 크다.
너무 늦게까지 미루는
우리의 느린 연민을 눈감아 주기에는.
당신이 하는 일이 문제가 아니다.
당신이 하지 않고 남겨 두는 일이 문제다.
해 질 무렵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그것이다.
주 1)
전문 강의를 하는 것도 아닌데 자리를 빛내 준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게다가 특별한 날 아닌가! 뜻하지 않게 (공간 예약이 빈 날이 하필 생일이었을 뿐) 특별한 선물을 보내 주셨구나. 차 오르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눈물이 흐른다.
이 시간이 시발점이 되어서 우리는 오픈톡을 하나 만들었다. 주말까지 인격, 경제, 학습, 비즈니스, 가정, 커뮤니티, 건강, 여가 등 각 분야별 2024 목표를 한 가지씩 정리해서 최종본으로 공유하고 3개월이 지난 후 함께 잘 지켜가고 있는지 상황을 나누어 보기로 한다.
친구들의 내년도 기대가 되고 나의 내년도 기대가 된다. 우리는 아이만을 위해 사는 엄마가 아니다. 나를 돌보고 나를 안아주며 나를 사랑해 주는 엄마이다. 이러한 경험이 나와 친구들의 성장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가 될 것이라 믿는다.
주 1) 마음챙김의 시, 2020, 수오서재
매달 14일, <다나의 브런치 성장기록> 매거진이 발행됩니다. 한 달간 브런치 성장기록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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