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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구하우스 미술관의 진정성

아름다움 그 자체로 존재한다는 것, 스스로가 품고 있는 여유

by Dana Choi 최다은


아름다움 그 자체로 존재한다는 것은
스스로가 품고 있는 여유이다.


'그냥 좋아서' 시작된 미술관

지난번 브랜드 스토리 관련 책을 읽다가 방문하고 싶어서 아이를 데리고 '구하우스 미술관'을 다녀왔다. 이곳은 일반적으로 세워진 미술관의 느낌과는 많이 다르다. '구하우스 미술관' 관장인 구정순 디자이너의 단순한 이유 '그냥 좋아서' 구입한 박수근 미술 작품으로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구하우스 미술관의 모토가 된 박수근 작품


미술관으로 재현되기까지

박수근 작품을 시작으로 미술작품을 꾸준히 사 모으기 시작하고 늘어난 작품이 집안을 가득 채우기 시작한다. 그 작품이 가득 찬 개념을 그대로 오늘날 '구하우스 미술관'으로 재현한다. 실제로 미술관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했던 시점부터 적어도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고 미술관이 오픈되고 입소문을 타기까지 4-5년이 걸렸다. 이곳을 직접 방문해 보니 미술관에 왔다는 느낌보다 예술작품을 너무나 사랑하는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느낌을 받는다. 여느 미술관 하고 매우 차별되어 '구하우스 미술관' 만의 '나다움'이 느껴진다고 할까나.

거실 서재와 탁 트인 2층으로 연결된 공간의 미학.(좌), 커튼을 열면 정원이 보인다. 자연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서재 공간이 매우 맘에 든다(우)
화장실 세면대 아래에 새장에 갇힌 나 자신을 바라보는 동상.
집 안 곳곳 작품들
언젠가 나의 집 한 벽면 코너를 이렇게 감각적으로 포인트 주며 꾸미고 싶다!


BEP보다 중요한 것, 브랜드의 영혼

경영학에서 BEP(Break Even Point)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는 들인 돈과 벌어들인 돈이 같아지는 지점, 즉 수익이 생기는 시작점이기에 이 지점을 앞당기는 것이 경영의 기술이라고 한다. BEP를 앞당기기 위해 크기의 경쟁 즉, 경쟁자보다 터무니없이 가격을 내리고 경쟁자를 이기고 나면 가격을 올려 필요이상으로 이익을 가져가는 여러 가지 수단을 시도한다면 당장의 성장속도는 빠를 수 있겠지만 이 브랜드에 영혼이라는 것이 남을 수 있을까(주1). 당장의 성장속도만을 집중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브랜드 경영의 결과는 어떠할지 눈에 선하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 진정성

이런 점에서 구하우스 미술관은 묵묵히 자신의 가치를 한 땀 한 땀 만들어 갔다고 볼 수 있다. 진정성 있는 브랜드의 첫 번째 조건이 바로 자신만의 스토리가 아닐까 싶다. '구하우스 미술관'이 추구하는 가치를 단 한 번의 방문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예술이라는 것이 먼 이야기가 아닌 우리 일상의 친근한 존재임을 느끼게 해 주는 것. '구하우스 미술관'을 다녀오니 조만간 또 한 번 방문할 것이라는 직감이 앞선다.


Beautiful things don’t ask for attention

아름다운 것은 관심을 요구하지 않는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에서 나온 이 대사 한 마디면 '구하우스 미술관'의 브랜드를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름다움 그 자체로 존재한다는 것은 스스로가 품고 있는 여유이다. 브랜드의 진정성이 빛을 발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견뎌내는 여유, 존재만으로 빛을 발하는 아름다움 말이다.


다시 오고 싶은 곳, 융이 있는 하우스

다시 오고 싶은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구하우스 미술관'의 마스코트가 있다. 바로 스탠더드 푸들'융'이다. 이 아이는 웬만한 꼬마 아이보다 영리하고 지혜로웠는데 우리를 야외로 인도하더니 자기의 장난감 고무공으로 실컷 놀게 만드는 분위기를 만들어 융에게 푹 빠지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발걸음을 옮기는 우리 몸을 휘감아 가던 길 방향을 돌리고 가지 못하게 해서 몇 번을 더 놀게 만든다. 두 번 정도 질척였을 때 우리가 더 이상 안된다고 하니 바로 쿨하게 실내로 우리를 인도하는 융. "뭐야? 너 사람이야?"


지혜롭고 사랑스러운 아이는 구하우스에 없어선 안 되는 마스코트였다. '융' 덕분에 브랜드 '구하우스 미술관'은 시선이 머물고 마음이 머무는 존재가 되었으니 말이다.

우리랑 앞 마당에서 신나게 노셨다. 융! 다음번에 가면 우리를 꼭 기억해줘:)
따님은 융을 다시 보고 싶다며... 벌써 다시 가자고..







주1) 이근상,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 2021, 몽스북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


화요일 [건강한 가정은 작은 천국]

수요일 [새벽독서, 책과 나를 연결 짓다]

목요일 [판도라 상자? 열어야겠지?]

금요일 [브랜드 시야로 나 세우기]

토요일 [현실과 이상의 연결, 지혜로 말하다]


14일마다 [다나의 브런치 성장기록] 매거진이 발행됩니다. 한 달간 브런치 성장기록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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