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a Choi 최다은 Mar 05. 2024

우리 아이와 잘 지내고 싶어요

건강한 가정은 작은 천국 - 3회

*이 글은 건강한 가정을 세우기 위해 함께 생각해 볼 문제들을 다룹니다.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부모의 부모 됨이 무너지고 있다는 의미는 아닐까?
세상에 잘 쓰일 존재인 자식을 부모의 마음대로, 부모 뜻대로 양육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식에게 본이 될 부모는 정작 무엇이 올바른 가치인지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난 글에 이어서 부모에 대해 함께 질문해 보고 생각해 보자.

부모의 부모 됨이 무너진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먼저 부모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부모와 아이의 본질적 관계

부모란, 자기 몸을 빌어 한 인간을 세상에 허락 없이 탄생시켰고 그 생명체의 존재가치를 세상에 발현시킬 수 있도록 기본 토대를 만들어 줘야 할 의무를 지닌 여성과 남성(주1).

아이는 부모에게 세상에 태어나게 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 부모는 허락 없이 자신들의 몸을 통해 아이를 이 세상에 탄생시켰다. 아이를 이 세상에 탄생시킨 주체가 되는 부모는 아이의 존재가치를 세상에 잘 발현시키도록 키워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세상에게 잠시 빌려온 존재가 바로 아이이기 때문이다.


관점을 바르게 하는 것부터!

결코 아이는 부모의 소유가 아니다. 이 점을 부모인 우리는 늘 명심해야 한다. 부모의 마음대로, 부모의 뜻대로 아이를 양육해서는 안된다. 이 관점에서 아이를 바라보지 않으면 아이를 양육하는 것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양육의 방향을 바로 잡을 수 없는 것이다. 방향이 없다는 것은 어디로든 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목적이 없으면 상황에 따라 우리 아이를 키운다. 남들 따라 아이를 키우고 남들이 좋다는 것을 먹이고 남들이 좋다는 교육을 받게 하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일을 선택하도록 강요하기 쉽다.


따라서 부모의 부모 됨은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부터 달라져야 하겠다. 보통 남의 아이에게 함부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친절히 대하지 않나? 남의 아이에게 무례히 대할 수 없는 것처럼 나에게 온 아이는 내 것이 아니기에 결코 함부로 대하지 않아야 한다. 관점이 달라지면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게 되니까 말이다.


현실에서 적용은 어려워

이러한 사실을 부모로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현실에서 과연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아이를 대하는 것이 자연스러울까? 솔직히 말하자면 쉽지는 않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삶에서 적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무수히 겪었으니까 말이다.


많은 부모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부모들은 어찌합니까?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잘하고 싶은데 변하지 않는 자신에게 실망하고 괴로워하는 것이 당연하다. 너도 나도 모두가 겪는 문제이니까. 이 글을 쓰는 나도 어떤 날은 아이에게 감사가 넘치다가 어떤 날은 감사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경우도 있으니까.


어떻게 하면 부모가 아이에게 올바른 가치를 전하고 세상에 이로운 존재로 키울 수 있을까?

올바른 가치는 어떤 것일까? 세상에 이롭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의미를 알아야 그 의미에 맞게 아이를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것은 모른다는 의미이다. 모르면 배워야 한다. 모르는데 안다고 착각하고 자기 합리화로 자기모순으로 아이에게 말과 행동을 달리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아이가 부모를 결코 존중할 수 없는 모순됨 아닐까?


부모의 모순됨으로부터 갈등이 시작된다

아이가 점점 자라며 자신의 부모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게 되는 나이가 온다.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2, 3학년 정도만 되어도 부모의 모순됨을 재빠르게 알아차린다. 권위적인 부모라면 부모가 무섭기 때문에 직접적인 반항을 하지 못하겠지만 훗날 아이와 부모의 관계의 문제가 되는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허용적인 부모라면 아이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엄마도 하지 않으면서 왜 나한테는 하라고 해요?" (권위적 부모, 허용적 부모 관련해서는 따로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


결국 아이는 부모의 모순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존재이다. 부모의 권위는 결코 강압적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모순적인 부모로부터 아이는 불신, 무기력, 혼란, 불안 등 부정적 정서를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아이에게 권위를 인정받고 아이와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부모이다. 그 어떤 사람도 사랑하는 아이와의 갈등을 원하는 부모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가 배워야 하지 않을까? 자신에 대해, 자신의 모순에 대해, 자신의 현 위치를 바로 아는 것. 그것이 시발점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릴케의 짧은 글을 마지막으로 인용하며 부모라는 위치는 배우지 않고 자신에 대해 알아가지 않으면 결코 쉽지 않은 처지라는 것을 함께 인정하면 좋겠다.

흔들리고 있는 두 어른 곁에는 이미 어린아이가 계승자로서 어른들을 뛰어넘으면서도 여전히 어쩔 줄 몰라 무력하게 서 있습니다. 우리들은 정말로 어려운 처지라는 것을 보다 겸허하게 인정해야 합니다(주2).







주1)지담 작가 공부 못(안)하는 자녀를 둔 부모 필독!-3탄 (brunch.co.kr) 중 발췌

주2)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2014, 태동출판사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


화 . 목 [건강한 가정은 작은 천국]

수 . 일 [새벽독서, 책과 나를 연결 짓다]

   금    [초등학교 엄마부대]

   토    [꿈을 키워주는 엄마 되기]


14일마다 [다나의 브런치 성장기록] 매거진이 발행됩니다. 한 달간 브런치 성장기록을 담습니다.


Copyright 2024. 최다은 All writing and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이전 02화 나는 마땅한 부모인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