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이라는 곳이 있다. 달러를 발행하는 곳, 우리나라의 한국은행과 같은 중앙은행인데 매우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은행은 정부기관인데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약자로 FRB)은 무늬만 Federal을 사용했지 순수한 민간은행에 불과하다는 것, 이는 미국정부 예산을 쓰지 않고 감시도 없는 정부의 요청에 따라 돈을 찍어내고 미국정부에 달러를 빌러 주며 이익을 얻는 기관일 뿐이다. 한 마디로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 하는 것은 미국 정부가 아니라, 극소수의 금융자본가들인 것이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라는 책을 읽는 이유는 이러하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내가 큰 그림의 돈의 흐름을 먼저 알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세세한 작은 그림, 즉 나의 가정의 경제관리를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 정리정돈을 하기 위함이다. 냉장고, 수납장 정리정돈에 이어 다음 주에는 가계의 수입과 지출을 대면할 예정이다. (윽. 사실 매우 두렵다. 속마음은 언제까지나 미루고 싶기도 하다)
물론 이 책을 읽어나갈수록 자본주의의 체제 안에 내재된 법칙, 바로 돈 없는 약자를 공멸로 몰아가는 비정한 원리만을 제대로 배우고 있는 듯 하지만 대면할수록 극명하게 느껴지는 감정은 '정신 차려야겠다'. 나는 그야말로 세계적인 거대한 자본가들이 쥐락펴락 만드는 바람 한 켠에도 민들레 홀씨되어 훅 날아가는 대한민국 평범한 소시민 아닌가?
또한 나 하나가 아니라 나의 아이까지 영향받는 것이 금융 교육의 측면인데 엄마로서도 책임감이 느껴진다. 우리나라는 정작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교육, 예를 들어 생명교육(성교육)이나 금융교육 등 필수불가결인 영역에 대한 제대로 된 본질부터 이해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찾기가 어려운 것 같다. 나 또한 학교에서 배운 기억이 전무하니까.
아이들에게도 돈이 목적이 아니라 돈은 잘 살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현실적인 관점에서 가르쳐 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교육하지 않아서 우리나라의 현 실정이 물질만능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초등학교 고학년 혹은 중등 고등 과정에 혹시 있는 것은 아닌지? 아직 아이가 어려서 요즘 교육과정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자, 나부터 정신 차리면 되니까 우리나라 걱정도 걱정이지만 나의 가정부터 정리해 봅시다! 금융이해력이 없으면 생존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제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자본주의는 그야말로 나도 모르게 지갑이 털리는 소비마케팅의 축제이다.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대인 만큼 인스타그램 등의 SNS는 끊임없이 나 자신을 과소비로 유도하고 있다. 더 예쁘게 더 보기 좋게 더 편리하게 더 완벽하게 할 수 있는 눈에 보기 좋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여자는 집안의 쇼핑 가장이다' 명언이 아닌가 싶다. 여성은 쇼핑 현장에 있지도 않은 남편과 아이, 다른 가족의 물건까지 사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니 여성이 마케터들에게는 중요해졌고 표적이 된 셈이다. 소비는 결국 감정을 건드리는 것인데 나 또한 얼마나 많은 감성 자극에 카드를 고스란히 내놓았는지 모르겠다.
사실 이것을 알고 있다고 당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고 싶다고 느끼면 필요한 것 같다고 의식적으로 합리화하는 과정이 발생한다. 그러니까 나의 의식이 무의식이 하고자 하는 소비를 점차적으로 합리화를 시켜주고 소비하게 만드는 것, 어쩌면 자본주의에 사는 우리는 거의 24시간 마케팅의 대상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돈을 은행에서 대출받고, 돈을 소비해야 굴러가는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하면 감정마케팅의 노예가 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지 해답은 나의 가정의 가계 수입 40%를 뿐 나머지 60% 정도만 사용하는 적정선을 정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든다. 수입의 60% 금액 중에서 고정지출을 제외한 한 달간 소비할 수 있는 버젯을 계산하고 그 안에서 돈을 지출하는 알뜰 아내이자 엄마로 거듭나 봅시다. 예산의 한도가 있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은 하늘과 땅 차이일 테니까,
*'EBS다큐프라임 자본주의, 가나출판사' 책 배움이 많습니다. 저는 늦게야 읽었지만 혹여나 읽지 못하신 분께 강추합니다^^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월 [나도 궁금해 진짜 진짜 이야기]
화. 토 [일상 속 사유 그 반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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