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Lüneburg bahnhof*까지 20분,*역명
Lüneburg bahnhof에서 Hamburg Hauptbahnhof까지 ME*로 40분, *지역 간 열차
Hamburg Haupbahnhof에서 Berlin Hauptbahnhof까지 ICE*로 2시간, *도시 간 열차
베를린에 도착해서 남자친구 집까지 20분.
2~3주에 한 번씩 내가 감수하는 여정, 기다리는 시간까지 합치면 약 4시간가량.
유럽에 살면 차보다 기차를 자주 타는 건 이미 아는 사실이지만, 새삼… 지겹다ㅋ…
보통 목요일 저녁, 수업이 끝나고 오후 6시에 출발하면, 겨울 이맘 독일 소도시는 다운타운에 열린 크리스마스 마켓의 반짝거리는 불빛을 제외하고는 무서울 정도로 어둡다. 하늘 위 별빛이 가장 밝다.
그래도 함부르크까지는 같은 프로그램 친구들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가서 지루하거나 무섭지는 않다. 오늘도 독일과 한국의 인디 카페 문화에 대해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세 함부르크에 도착했다.
매일 같이 문화에 대해서 공부하다 보니, 생활문화, 예술, 공간, 나라별 차이점 등 평소라면 술 한잔 걸치고 즐겁게 열띨 만한 이야기도, 마치 수업의 연장선 같고, 지금 하고 있는 생각으로 논문 써야 할 거 같고 그래서 약간 마음이 따분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다양한 생활양식과 가치관을 지니고, 눈에 생기와 따듯함, 열정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사회, 예술, 문화, 인생 등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잠시 잃어버렸던 세상의 쨍한 색깔이 내 시야 안으로 돌아오는 듯한 해방감을 느낀다.
다 알지 못하기에 뭐든지 열어보고 싶어 하고, 무엇을 무서워해야 하는지 모르기에 겁이 없는 아이처럼. 아름다운 것만 알기에 해맑은 아이처럼.
함부르크에서 애들 다 떨구고 나면, 함부르크에서 베를린 가는 길이 고역이다. 운이 좋아서 도이치반이 연착되지 않았을 경우, 7시 반에 기차를 타고, 베를린에 도착하기까지 2시간. 핸드폰 게임, 영화 시청, 논문 읽기 등, 할 거야 많지만, 남자 친구 집에 도착하면 벌써 10시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몸이 피곤하다. 예상 가능한 미래는 현재를 힘들게 한다.
지금도 기차 안에서 글을 쓰는 중이다. 항상 매일을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좀 더 지금의 감정을 포착할 수 있는 기록을 할 수 있도록 매일 조금이라도 글 쓰는 습관을 다시 들여보려고 생각 중이다.
오늘 기차가 왠지 심각하게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거 같다. 왼쪽 엉덩이에 힘이 좀 들어간다.
도이치반 인터넷도 또 말썽이다. 오늘 이 글 올릴 수 있을까? 안 돼, 또 이렇게 마음이 해이해지다가는 글 쓰는 습관을 또 들이지 못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