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빠가 아이에게 조금 무서운 목소리를 냈다.
텔레비전을 더 보고 싶다며
밥을 안 먹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얼른 식탁에 앉아.”
라고, 평소보다 훨씬 단단한 목소리로 아빠가 말했다.
아이는 그 말을 따랐다.
말을 듣는 몸이 먼저 움직였고,
마음은 조금 늦게 따라오는 것처럼 보였다.
그날 밤, 아이는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 혹시… 나 싫어해?”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잠시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아,
아이는
무서운 목소리를
미움으로 받아들였구나 싶어서.
나는 바로 말했다.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냐고.
뭘 하든, 무엇을 하든
언제나 사랑한다고.
그리고 덧붙였다.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해서
엄마 아빠는
때로는 가르치고,
때로는 멈추게도 해야 한다고.
그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그 말을 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가만히 흔들렸다.
나는 지금
정말 멋진 어른이 되고 있는 걸까.
사랑을 말하면서
무서운 목소리를 내는 이 하루들이
과연 아이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을까.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잘 전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사랑을 설명하느라
아이 마음을 잠시 놓치고 있는 걸까.
그래서 그날,
나는 작은 다짐을 했다.
너에게 멋진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오늘 하루를 조금 더 조심스럽게 살자고.
화가 나기 전에 한 번 더 숨 쉬고,
말을 하기 전에 마음부터 먼저 건네는 어른으로 살아보자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적어도
사랑만큼은
늘 분명한 어른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건
아이를 가르치는 일 같지만,
사실은
어른이 되는 연습을
다시 시작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이보다 먼저
나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사랑받아도 될 어른인가.
그리고
사랑을 가르칠 수 있는 어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