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짐은 다른 문이다.

by 김단아

지금 내 삶에서는 일상이 무너지고 있고, 경제적인 기반도 사라지고 있다. 처음에는 그 사실 자체가 두려웠다. 익숙했던 하루, 익숙했던 나의 모습이 한꺼번에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니 이 무너짐이 꼭 끝처럼만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예전의 나를 내려놓고, 새로운 나로 태어날 수 있는 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교하며 스스로를 괴롭히고, 남의 속도에 나를 맞추느라 늘 불안해하던 나를 떠나보내고,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나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느껴졌다.


나는 변화 앞에서 도망치기보다는 비교적 빨리 받아들이는 편인 것 같다. 두렵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이미 시작된 변화를 붙잡고 싸우는 것이 더 고단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상하며 이 변화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바라보려 했다. 잃어버린 것들보다, 이 변화가 나에게 무엇을 다시 살게 하려는지 묻는 쪽으로 마음을 돌려보았다. 그러다 보니 내 안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어 하는 모습이 조금씩 또렷해졌다. 비교하지 않고,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나. 더 많이 가지려 애쓰기보다, 지금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는 나였다.


오늘의 바람은 무너짐을 실패로만 해석하지 않는 것이다. 사라지는 것들에만 시선을 두기보다, 이 변화가 나를 어디로 데려가려 하는지 조용히 지켜보고 싶다. 비교에서 벗어나고,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며, 작은 것에 감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지금의 변화가 나를 더 살아 있는 존재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는 믿음을 완전히 놓지 않고 싶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묻고 싶다—

지금 당신의 삶에서 무너지고 있는 것은, 혹시 새로운 방향으로 열리고 있는 문은 아닐까.


KakaoTalk_20260206_091850944.jpg 명상하며 마시는 차 입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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