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의 나는 글씨를 참 잘 썼다.
중간에 교과서에 딸린 문제 풀기나 한자 쓰기, 작가 조사하기 등 간단한 숙제도 있다. 여기에는 ‘묘사하는 글쓰기‘가 있다. 내 손을 주제로 썼다. 이 글이 씨앗이 되었는지 대학생이 되어서도 다시 내 손에 대해서 짧은 글을 썼었다. 그때에는 오른손잡이인 내 오른손은 시련을 함께 한 조강지처로, 덜 사용해 상대적으로 고운 왼 손은 내연녀로 비교해서 쓴 기억이 있다.
친구를 더 사귀고 싶었는지 마지막에 찾아오라는 말이 있다.
교과서에 실린 단편소설 ‘이해의 선물’을 읽고 간단한 감상을 썼다. 소설의 내용은 기억에 없지만 그때 국어선생님이 내 숙제에 칭찬을 적어주셔서 너무 행복해했던 기억이 난다.
’좀 더 다듬으면 훌륭한 글을 쓸 수 있겠어.‘ 이 얘기는 30년이 지나서 글쓰기 수업을 들었을 때도 듣던 말이지만 그래도 칭찬이 흔치 않던 중학교 때 소중한 한 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