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일. 하강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어렵다.

by 단비

노래를 부를 때, 저음에서 시작해 고음을 찍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있다. 바로 고음을 찍고 다시 저음으로 내려오는 것이다. 고음을 위해 성대를 바짝 붙이고 힘을 준 상태에서 그 텐션을 서서히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등산도 마찬가지다. 산을 오르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산을 내려가는 것이다. 무작정 힘을 빼고 내려가면 발과 무릎에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래서 부상의 위험은 등산할 때보다 하산할 때가 더 크다.


삶의 그림을 그리는 일도 그렇다.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목표를 내려놓고 서서히 멈추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휴식이라 부른다.

갑자기 내려놓으면 다시 달릴 힘을 잃어버리고, 계속 달리기만 하면 언젠가는 지쳐 쓰러진다. 힘차게 달린 뒤의 적당한 하강, 휴식. 이게 어렵다. 그저 달리는 것보다 훨씬.


힘을 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힘을 올바르게 빼는 것이다.


우리는 늘 올라가는 법을 배운다. 목표를 세우고 경주마처럼 달려가는 법을. 그래서 내려가는 법을 모른다. 목표를 내려놓고 주변을 둘러보며 잠시 쉬는 법을.

우리 모두 언젠가는 내려간다. 내려가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로.

그때 우리는, 과연 잘 내려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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