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질문을 오래 들여다보는 버릇이 있다.
나는 질문을 오래 들여다보는 버릇이 있다. 버려야 할 옷을 붙잡고 망설일 때처럼, 끝내 다리가 저려올 때까지.
나는 질문을 오래 들여다보는 버릇이 있다. 옷장 앞에 서서 안 입는 옷을 버려야 하나, 그냥 둘까를 고민하다 다리가 저려오는 식이다. 퇴근길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저녁을 먹을까, 라면으로 때울까. 분식집에 들어갈까, 편의점 삼각김밥을 집을까. 사소한 질문들이 머릿속에서 돌고 도는 동안, 시계는 무심히 흘러간다. 결국 가게 불이 꺼져 있는 걸 보고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별것 아닌 질문에서 시작된 고민은 점점 모양을 바꾼다. 오늘 회사에서 괜히 웃음이 어색하지 않았나, 내가 잘하고 있는 건 맞나, 내일은 또 무슨 실수를 할까. 대답할 수 없는 물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몸은 침대에 누워 있는데 마음은 어디에도 닿지 못한다. 이쯤 되면 정말 문제는 질문이 아니라, 질문에 매달려 시간을 허비하는 내 자신일지도 모른다.
결국 잠드는 순간까지도, 나는 하나의 질문에만 갇혀 있다. 어쩌면 나는 질문을 풀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질문 속에 머물기 위해 사는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