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훤히 보이는 얇은 막 하나가, 우리 사이를 냉정하게 갈라놓았다.
소파에 나란히 앉은 우리는 사소한 대화를 나눴다.
“밖에 나가면 낫지 않겠어?”
동생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걱정하는 척했지만, 내겐 증상에 처방을 내리듯 차갑게만 들렸다.
나는 말끝을 흘려보내며 대신 다른 방식으로 응답했다.
“힘들었지. 많이 지쳤을 거야.”
나는 마음을 어루만지고 싶었지만, 그 순간 동생의 눈가가 단단히 굳는 걸 보았다. 아마도 내가 건성으로 위로한다고 여겼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나름의 배려를 건넸다. 그러나 내겐 그 말이 냉정했고, 동생에겐 내 말이 공허했다.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서로의 언어는 끝내 닿지 못한 채 공중에서 식어버렸다.
문득 창밖을 바라보았다. 환한 햇살이 정원에 내려앉아 있었고, 화분 속 꽃은 막 피어난 듯 화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방 안에 앉아 있었다. 빛은 유리 위에서 미끄러졌고, 꽃잎은 입술을 닫은 채 향기를 건네지 않았다. 눈앞은 투명했으나, 감각은 미처 닿지 못했다.
나는 고개를 돌려 동생을 바라보았다. 표정 하나하나는 선명했지만, 그 속 마음은 마치 유리창 너머의 바람처럼 잡히지 않았다. 겉으론 다 보이는 듯하면서도, 실은 완전히 전해지지 않는 마음.
그날, 우리는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세계에 함께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