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출판이란 걸 하지도 않았고 곁에서 볼 기회도 없었던 나는 출판 용어를 전혀 몰랐다. 시간에 쫓기는 두 아이의 엄마이다 보니 모르는 용어를 찬찬히 훑어보며 공부(?)할 여력도 없었다. 하지만, 독립출판을 하면서 숙지해둬야 하는 단어가 바로 Trim과 Bleed이다. 자신이 어떤 종류의 책을 만들지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사전적인 의미로 보면 다음과 같다.
트림(Trim)은 '자르다'
블리드(Bleed)는 '피를 흘리다'
출판에서 사용되는 의미로 트림(Trim)은 자르는 선, 즉 종이 크기라고 보면 되고 블리드(Bleed)는 이미지나 텍스트가 안전하게 인쇄되는 안전지대 밖으로 잉크를 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즉, 종이 끝까지 그림을 살릴 수 있는 '가장자리 배치'라고 한다. 하단의 사진에서 보면 빨간 선이 인쇄 안전지대이고 파란 선이 종이를 자르는 트림선인데, 블리드는 오른편에 나온 예시처럼 빨간 선 밖으로 그림이 줄줄 흘러나와 종이 끝까지 나가는 타입을 의미한다. 안전지대 밖으로 '잉크'라는 피가 흘러나온다고 생각하면 되려나? (좀 무시무시하네;)
빨간 선은 인쇄 안전지대, 파란 선은 자르는 선!
자..... 설명이 잘 이해가 안 된다면 나의 삽질을 통해 트림과 블리드에 대해 찬찬히 살펴가도록 하자! 이전 글에 언급했다시피 나는 유튜브에서 컬러링북을 만드는 영상을 보고 하라는 대로 그대로 따라 하며 독립출판을 했다. 트림이나 블리드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채로(!!!) 무작정 따라 하기만 해서 8.5*11 사이즈의 책을 만들기로 결정했는데, 여기서 중요한 점,
컬러링 혹은 그림책의 경우, 이미지가 책 페이지 전체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에 가장자리 배치(With Bleed) 세팅이 일반적이다!
나는 그걸 몰랐다네~~~ ㅋ 눈도 침침한데 폰트 6쯤 되는 작은 글씨로 설명해 놓은 트림과 블리드를 공부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웹사이트에 나온 예시를 보고 이건(With Bleed) 그림이 좀 더 커 보이고 저건 좀 작아 보이네..... 이 정도로 어물쩡 이해하고 넘어가버렸다. 그런 상태로 왕초보 아마존 여전사는 내지와 표지를 열심히 만들기 시작했고 마침내 아마존 KDP에 업로드를 할 시간이 오고야 만다.
그리고 이런 문구를 만나게 된다. 엇?
Most books use "no bleed" unless there is a specific reason to apply "bleed"
대부분의 책들은 블리드가 없이 안전지대 안쪽으로 텍스트와 이미지가 들어가는 세팅을 사용합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그 특별한 이유가 바로 컬러링책이었던 거고, 나는 컬러링책을 레퍼런스 삼아 만들었기에 블리드(가장자리 배치) 세팅으로 캔바에서 작업했던 것이다. 근데 아마존 메시지에서 대부분의 책들(아마도 소설책/동화책처럼 텍스트 위주의 책)이 노블리드라고 하니까 나는........ 나도 노블리드인가부다~ 안일하게 노블리드를 클릭하고 파일을 올려 미리 보기 페이지를 눌렀는데 띠로리~~~~
사방팔방에 새빨간 펜이 쭉쭉쭉쭉~ 이걸 고치지 않으면 출판할 수 없다고 한다. 블리드로 작업물을 만들어놓고는 업로드시 세팅을 노블리드로 하니 당연히 문제될 수 밖에 ㅜㅠ 하단의 사진에 보다시피 안전선 밖으로 나온 그림들은 몽땅 걸렸는데 세팅을 블리드로 고치기만 하면 간단한 문제이지만 그걸 몰랐던 나는 모든 그림들을 안전지대 안쪽으로 다시금 재편집하는 어마어마한(?) 실수를 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잡아먹게 된다.
빨간선이 사방팔방에 찍찍~ 난리난리 ㅜㅜ ㅎㅎㅎ
점선이 뭔가 가장자리 끝까지 못 가고 끝나버린 게......
그렇게 바보같이 안전지대 안으로 그림을 밀어 넣고 교정본을 신청해서 종이책을 받아보는데 뭔가 조금 이상하다. 전체 페이지로 보면 크게 신경 쓰이는 정도는 아닌데 뭔가 나를 닮아 덜 떨어진 모양새로 인쇄가 되었다.
그래도 출판을 그냥 빨리 해버리는 게 나을 것 같아, 일단 과감하게 교정본을 받자마자 Publish 버튼을 눌러버렸다. 편집 작업이라는 게 워낙 자잘한 거 하나하나 신경 쓰다 보면 시간과 에너지가 밑도 끝도 없이 빠져나가고 돈을 받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잘 팔린다는 보장도 없는데 너무 많은 비용을 투자할 수 없으니까 일단 무조건 고고씽했다.
Book 1은 이제 출판을 마쳤고, 소심하게 Book 2를 블리드로 세팅을 바꾸어 테스트를 해본다. 이제 기준선 밖으로 이미지가 나가도 허용이 된다. 블리드는 가장자리 끝까지 이미지가 나와도 되는 거니까. 하하하, 이렇게 간단한 것을! ㅠㅠ 모든 게 처음이니까 버튼 하나 잘못 눌렀다가 모든 것이 어그러질까 봐 못했는데, 하하하하하!
가장 자리 배치로 설정하면 안전지대 밖으로 그림이 나와도 괜찮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미리미리 안전지대를 표시해놓으려고 한다.
지난번 캔바 사용 후기에서 워크북을 만들 때에 정열/배치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눈금선을 활용을 추천했었다. 블리드/ 노블리드 세팅이 정해진 뒤, 종이 자름선/안전지대 등을 미리 표시해 두고 작업을 하면 나 같은 삽질을 하지 않아도 될 터이니 독립출판을 준비하는 아마존 전사들이라면 이를 마음에 새겨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