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만 해도 고통의 정가운데에 잘 빠져들어 어찌 해결해야 할지 몰랐다면,
여전히 고통에 잘 빠지기야 하지만
머리끝까지 그 속으로 밀어 넣던 과거와는 달리,
발 한 짝 빠지고, 좀 당황하고, 다시 끄집어내는 정도랄까요?
고통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힘들어하고 있는 저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괜찮다고 말해줄 만큼 여유도 꽤 생긴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것저것 대단한 거 바라지 않게 돼요.
생명이 생명을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고,
내가 거기에 일조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결국 상대를 귀히 여기지 못하는 건 다 나에게 돌아오니까.
나와 상대가 분리되어있지 않단 걸 더 많이 깨닫고 살아가길 바라요.
의존해도 돼요. 나약해도 돼요.
서로 기대기도 하고, 보듬으며 비척비척 나아가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