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P는 확실히 열정이 있는 사람이다.
지인들의 개인적인 사정이나 세상 좋은 일은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한다.
그런데 가족한테는 참으로 무뚝뚝하다.
아내로서 서운한 마음에 남편과 종종 싸울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남편은 별 일 아니라는 듯 얘기한다.
“내가 뭘… 신경 쓰는구먼. “
나는 대놓고 쇼윈도 부부라고 이야기하지 않겠다.
부부는 로또처럼 안 맞는다고 그러던데.
우리는 로또인 거 같다.
사정을 아는 지인들은 동갑이라 그렇다며 위로를 해주는데, 남편과 나는 동갑은 아니다.
학번은 같은데 내가 빠른 년생이기 때문이다.
남편은 이런 나이가 있냐며 기분에 따라, 유불리에 따라 내 나이를 올렸다가 내린다.
이래서 질리도록 싸우는지도.
따지고 보면 두 달 차이인데 참 웃기다.
남편과 친구로 지냈을 때만 해도, 나는 남편이 꽤 부러웠다.
그가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공직 생활을 일찍 시작한 그는 주변 또래보다 더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직업적인 특수함과 연차가 쌓이면서 연봉도 높았다.
그때 당시만 해도 우리 세대는 공무원이 안정적인 직업으로 1순위를 선호하던 때였다.
IMF 이후에 대한민국이 어려워지고 실직자가 늘어난 걸 피부로 느꼈던 세대다.
금융위기를 잘 이겨낸 대한민국은 더 성장하고 발전했지만 불안함이 남아있었다.
젊은 나이의 이룬 그때 남편의 안정된 직장이 내게는 멋있어 보였다.
우리는 결혼을 하고 4인 가정을 이루었지만, 외벌이의 공무원 연봉은 참 빡빡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공부를 하겠다며 선포했다.
공부를 다시 해보겠다는 남편의 말을 들었을 때, 내 친구들이 떠올랐다.
친구들은 원하는 회사에 취업했지만, 또다시 이직을 위해 다시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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