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퇴근하고 들어오는 길에 남편 손을 유심히 본다. 행사와 홍보를 담당하고 있어서 뭔가를 조금씩 가져온다.
손에는 일구 캐릭터가 그려진 에코백 또는 소방청 쇼핑백, 나머지 한 손에는 키링이나 굿즈가 있다.
다양한 제품을 보면서 참고하기도 하지만 남편이 선물 받은 것들을 나에게 보여준다.
사실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무심하게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나는 그걸 보고 좋아서 애들을 부른다.
아들을 불러서 귀엽고 깜찍한 ‘일구’ 캐릭터 키링을 보여줬다. 그리고 나의 분홍색 가방에 고리를 걸어 달았다.
짱구토끼 인형 바로 옆에다가.
이 인형도 남편과 아들이 인형 뽑기 가게에서 뽑은 걸 내가 잘 쓰고 있다.
아무리 영포티라고 하지만 정말로 나는 내 감성이 가끔은 어리다고 생각했다.
그걸 조용히 아무도 모르도록 혼자 추억의 애니메이션을 다시 보던가.
아니면 아들의 책을 무심히 보는 척하며 내용을 훑어보게 되던가.
그것도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빨간 머리 앤을 넷플릭스로 쭉 대놓고 보던가.
사람마다 성격도 성향도 감성도 다르니.
너무 뭐라 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
정말로 진짜로 좋아서 그런 거니깐.
일부러 젊어 보이기 위해 꾸민 건 아닌데, 나도 어쩌다 보니 소방관 캐릭터 덕후가 돼 가고 있다.
아기자기하고 귀염 깜찍한 게 아직은 좋은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