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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 만난 물개 Apr 09. 2021

오픈 워터 교육은 한국에서 받는 게 좋을까요?

음... 아쉽지만 우리나라는 다이빙에 최적화된 바다가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오픈 워터' 교육만큼은 반드시 해외에서 받기를 추천한다.



우리나라 바다는 수온이 낮아 산호초가 번식할 수 없다.
산호초가 없음으로 인해,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지 못해 볼거리가 없을뿐더러 모래 지형과 부유물이 많아 시야도 좋지 않다.
심지어 서해, 남해는 뻘이 넓게 분포해있어, 점토형 부유물로 한 치 앞도 보기 어려운 시야를 자랑한다.
그나마 제주도, 울릉도 정도가 한국 바다 중에서는 가장 다이빙에 적합한 바다라고 할 수 있다.
동해에도 배 타고 좀 나가면 괜찮은 바다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암반 지형으로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해외와는 비교도 안되고 제주, 울릉도에도 한참 못 미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차가운 수온이다.

사진 출처 : pxhere.com


한국 바다는 수온이 가장 높은 한여름에도 24℃를 넘기기 힘들다.
보통 여름철 수온이 18~20℃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수온 18℃라고 하면 잘 와 닿지 않을 텐데, 이를 에어컨 18℃ 정도의 시원함으로 착각한다면 정말 극한의 추위에 정신이 번쩍 들지도 모른다.
아마 여러분 모두가 사우나 냉탕에 들어갈 때의 짜릿함을 알고 계실 것이다.
냉탕의 물이 평균 18~20℃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냉탕과 같은 차가운 물에 40분 이상을 들어가 있게 되면
아무리 5mm 웻 수트를 착용했다고 해도 상당한 추위를 느끼게 된다.
물속에 있는 사람은 공기 중에서 보다 체온을 20배 빠르게 잃기 때문에, 한번 시작된 추위는 예상보다 빠르게 퍼져나간다.
한국 바다에서는 수트를 제대로 갖춰 입지 않고 입수했다가는 정말 큰일 날 수가 있다.

사진 출처 : pxhere.com


사람 간의 만남에 첫인상이 중요한 것처럼, 바다와의 첫 만남에서도 첫인상은 중요하다.

해외 바다와 한국 바다의 이미지를 비교해보자면,
해외 바다는 '따뜻하고 아름답고, 다양한 수중생물과 만날 수 있는 신비로운 세계'인 반면,
한국 바다는 '돌풍이 몰아치는 것처럼 거칠고 추운, 어두컴컴하고 부유물로 앞이 보이지 않는 바다'이다.
지역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바다의 특징이 있는 거고,
한국은 다이버의 관점에서는 선택받지 못한 바다를 가졌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오픈워터 자격증을 취득하신 분들의 경우,
바다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간직하고 "다시 도전하기 무섭다"와 같은 이야기를 하시는 모습을 상당수 보아왔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힘들고 아무것도 안보였다"라는 말을 들어보면
왜 다이빙을 꺼려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아쉽지만 이는 잘못된 첫 만남 때문에 생긴 '오해'이다.

사진 출처 : pxhere.com


한국의 바다는 원래 다이빙에 적합하지 않은 바다이다.
그리고 이처럼 거친 한국 바다는 전 세계의 바다 중 극히 일부이고,
해외로 나갈 경우 한국 바다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바다가 존재한다.
한국에서 한 첫 번째 다이빙으로 앞으로의 다이빙 전체를 판단하기에는
표본 자체가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따뜻한 열대 바다에서 다이빙하는 것은 한국 바다에서 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황홀하기까지 하다.
다이빙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앞으로도 좋은 취미로 남기기 위해서는,
한국보다는 해외의 열대 산호초 지대를 방문하여 시작하는 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가까운 필리핀이나 태국으로만 가도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있다.

사진 출처 : pxhere.com


한국 바다에서 다이빙해보는 것의 장점도 물론 존재한다.
거친 환경과 보이지 않는 시야 등 여러 가지 상황에 직면하면서,
다이빙 중에 마주할 법한 악조건에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기에는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는 어느 정도 레벨에 오른 다이버들에게는 크나 큰 경험이 될 수 있다.
간혹, 해외의 평화로운 바다도 자연적인 요인에 의해 우리나라 바다처럼 뒤집힐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그 상황에 대한 대처방법을 알고 있는 것은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다이빙을 처음 시작하는 '오픈 워터' 교육생에게는
이처럼 가혹한 환경은 불필요한 요소일 뿐만 아니라,
다이빙의 본질과 매력을 느끼는 데에 방해가 될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래서 해외 바다를 좋아한다.
여러분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해외 바다를 선택해서 다이빙을 제대로 느껴보기를 진심으로 추천한다.
특히, 첫 다이빙이라면 해외 바다에서 시작하는 것을 무조건적으로 추천한다.
따뜻하고 평화로운 바다일수록, 여유롭게 배우고 더 오랜 시간 동안 연습할 수 있다.
다이빙 교육은 교육생의 몸이 기억할 수 있도록 반복하는 시간적 여유가 중요하다.
추위는 교육생을 고통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공기 소모량도 증가시켜 교육생들이 여유롭게 배울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을 빼앗는다.
한국 바다는 교육생이 여유롭게 배우기에 적합한 바다가 아니다.

사진 출처 : pxhere.com


참고사항
교육 후 지속적인 케어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교육받기를 희망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의 유명 다이브 샵들도 한국지사를 운영하고 있어,
자격증 취득 후 한국에 귀국하여서도 해외 다이브 샵의 지속적인 케어를 받을 수 있다.
동호회도 같이 운영하며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샵이 많으니, 인터넷에 한번 검색해보길 바란다.
지속적인 케어 때문이라면, 한국에서 교육받아야만 누릴 수 있는 서비스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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