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못 해
어떻게 알았니.
내가 인터넷 글모임에 글을 올린다는 것을.
내가 심혈을 기울여 올린 글에 하트로 좋아요를 표시한 이름들 속에서
너와 나만이 알 수 있는 애칭을 발견했어.
설마설마하면서 네가 스쳐가는 바람처럼 글만 읽고 가길 바랐어.
제발 그러길 간절히 기도했어.
얼굴이 유난히 하얀 신인가수가 음악프로에 나와
세상에서 가장 슬픈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는 순간,
나의 온몸은 고슴도치처럼 소름이 돋았고
다리는 수양버들처럼 휘청휘청 흔들렸어.
네가 쓱 가져간 나의 영혼이 깃든 그 문장들.
어떡하지, 어떡하지.
내 걸 가져간 너.
이번엔 절대로 용서 못 해.
아니야 안 해.
나쁜 놈아.
내 거 다 내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