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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기도방

나는 누구인가

by Bora

지난 6월엔 독일 프랑크 푸르트에 있는 한인 교회에서 우리 부부를 수련회 주강사로 초대를 했다. 물론 남편은 수련회 몇 달 전부터 여섯 번의 강의를 위해서 원고를 성실히 준비했다.

5박 6일 중에서 2박 3일은 교회 가족수양회에서 남편이 설교와 강의를 했고 이틀은 하이델베르크와 라인강 쪽을 다녀왔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마지막 날 저녁엔 교회의 케냐 구역에서 독일 현지인에게 인기가 좋다는 큰 호수가 있는 숲이 우거진 야외 식당에 우리 가족을 초대했다. 아마도 케냐 구역 6 가정 중에서 네 가정이 식사 모임에 온 것 같았다. 그들 중에 두 명의 부부는 독일에 주재원으로 왔다가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들이었고 대학생 때 공부를 하러 왔다가 정착을 한 분도 있었고 사십 대 중반 부부는 교회 중고등부 선생님으로 열정적으로 봉사하는 분이었다. 구역장님은 바른 사나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반듯한 분이셨다.


우리는 6주라는 안식월 동안에 방문한 교회는 세 곳뿐이었다. 독일에선 한 교회, 미국에선 두교회였으나 모두 다 담임목사님께서 남편에게 설교 요청을 해오셨다. 나와 남편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교회를 방문할 때마다 같은 마음, 같은 생각으로 성도분들에게는 개인적인 연락처를 묻질 않았다. 우리가 방문한 교회 성도님들에게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쩌면 이것은 담임 목사님들께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며칠 전에 독일 한인교회의 케냐 구역장님하고 카톡이 연결된 것은 아마도 담임 목사님께서 연락처를 주신 듯하다. 구역장님께로부터 케냐를 위한 중보기도를 하신다는 카톡이 왔다. 때마침 주일이었기에 나는 예배시간에 찍어둔 찬양과 기도의 영상을 그에게 보내드렸다. 그는 주일예배 후에 구역모임이 있다면서 보내준 영상을 함께 보겠다며 카톡을 보내왔다. 그 저녁에 구역장님은 구역원 모두가 카톡방에 함께 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오셨다. 그렇게 순식간에 독일과 케냐가 카톡으로 연결된 중보기도방이 생겨났다.


유럽과 아프리카, 독일과 케냐라는 시공간을 초월한 순수한 중보기도모임이 만들어진 것이다. 어느 분은 큰아들이 예배생활을 잘하고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위해서, 어느 분은 아들이 직장을 쉬고 있는데 이 시간에 하나님을 뜨겁게 만나고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도록과 남편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나 또한 아들이 군생활을 하는 동안에 앞으로 진로를 잘 결정할 수 있도록 기도제목을 나누었다.


아, 이 따스함이란... 나는 욕심을 부려본다. 눈과 눈을 마주 보고 손과 손을 부여잡고 한마음으로 뜨겁게 기도하고 싶은 간절함이 솟구친다.

나는 그런 사람인가 보다.

NBTI에서 ENFP가 뼛속까지 아주 충만한 사람.



찬양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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