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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맹 씨 부인
by
Bora
May 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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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애니메이션의 재스민을 닮은
맹
씨
부인
딸 둘에 아들 둘이 있었던 아줌마였다
착한 둘째 딸
얼굴 아래로는 화
상
의 흔적이 보였고
밝았던
막내딸은
집
에
오는
길에
달려오던 차에 치여 그만
숨을 거두었다
운전사는 딸을 마중 나온
아빠였다
딸의 장례식을
치르자마자
맹 씨 부인
은
봄이면 아지랑이 피는 밭으로
여름이면 복숭아 과수원으로
가을이면 황금물결 논으로
겨울이면 쉴 새 없이 일거리
를
찾아
집 밖을 서성 거렸다
늘 일이
많았던 그녀에게 동네 사람들은
"
맹 씨
부인, 그렇게 일을 많이 하면
빨리 죽을
수
도 있어 쉬엄, 쉬엄해
.
"
그녀는 손사래 치며 괜찮다 하셨다
짠순이 중 짠순이
맹 씨
부인
검게 그을린 얼굴에 분화장 한번 안
하
시더니
아껴둔 쌈짓돈으로 성경책을 사서
울 엄마에게 조용히 건네주셨단다
아버지 몰래 숨겨 두었던 성경책을
처음 읽은 사람은 엄마가 아닌 나
그녀는 미움과 용서를
자신의 몸으로 이겨냈다
논일과 밭일은
그녀의 지친 영혼에 안식처였으리라
서울살이 하다가 고향 내려가던 날
맹 씨 부인 앞마당엔 무성한 풀만 가득했다
이제 당신은
딸과 함께
천국에서 진정한 안식을 누리겠죠
keyword
일
용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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