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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맹 씨 부인

by Bora

알라딘 애니메이션의 재스민을 닮은 부인
딸 둘에 아들 둘이 있었던 아줌마였다

착한 둘째 딸 얼굴 아래로는 화의 흔적이 보였고
밝았던 막내딸은 오는 길에

달려오던 차에 치여 그만 숨을 거두었다

운전사는 딸을 마중 나온 아빠였다

딸의 장례식을 치르자마자 맹 씨 부인
봄이면 아지랑이 피는 밭으로
여름이면 복숭아 과수원으로
가을이면 황금물결 논으로
겨울이면 쉴 새 없이 일거리 찾아

집 밖을 서성 거렸다


늘 일이 많았던 그녀에게 동네 사람들은

"맹 씨 부인, 그렇게 일을 많이 하면

빨리 죽을 도 있어 쉬엄, 쉬엄해."

그녀는 손사래 치며 괜찮다 하셨다

짠순이 중 짠순이 맹 씨 부인

검게 그을린 얼굴에 분화장 한번 안 시더니
아껴둔 쌈짓돈으로 성경책을 사서

울 엄마에게 조용히 건네주셨단다

아버지 몰래 숨겨 두었던 성경책을

처음 읽은 사람은 엄마가 아닌 나


그녀는 미움과 용서를

자신의 몸으로 이겨냈다
논일과 밭일은

그녀의 지친 영혼에 안식처였으리라

서울살이 하다가 고향 내려가던 날

맹 씨 부인 앞마당엔 무성한 풀만 가득했다


이제 당신은 딸과 함께

천국에서 진정한 안식을 누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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