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개봉된 영화 미션을 극장에서 집접 보지 못 했다. 그때쯤 나는 중3이었고 교회를 다니지 않을 때였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어느 모임에서 이 영화를 접하게 된다. 기독교와 천주교 신자들에게 큰 감동을 남겼던 영화는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배경 음악은 더유명하다. 중간중간에 엔니오 모리꼬네의 가브리엘의 오보에 연주는 내 가슴에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는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미션 영화는 내 젊은 가슴에 마치 불화살을 맞은 듯 강력했다.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영화속의 신부님처럼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 열정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미션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다.예수회 젊은 신부들과 남미 과라니 원주민 부족 마을이야기다. 젊은신부인가브리엘은순교한 신부 다음 순서자가 되어 험난한 바위산을 지나 과라니 원주민 마을로 올라간다. 아마도 그는 죽음을각오했을 것이다. 그는 등에 지고 온 조그마 난 보따리 안에서 나무로 만든 악기를 꺼내 들고는곡을 연주해 간다. 숲 속곳곳에서 은밀하게 숨어서 그의 행동을 지켜보던 원주민들은 오보에 연주를 들으며 한 걸음씩신부에게 다가선다.
음악의 힘일까? 유난히 목청이 고운 부족들에게 처음 들어 본연주는 그들의 마음 문을 여는데 큰 몫을한다. 과리니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동족을 노예로 팔았던 멘도사라는 복역수 어깨에 매달려 있던 갑옷 더미를 끊어 폭포 밑으로 던져 버린다. 멘도사는 그들의 용서 앞에 무릎을 꿇고 오열한다. 원주민들은 그의 주위를 맴돌며 턱을 쓰담 쓰담하고 부드럽게 목을 만져준다. 그들식의 용서 법이었나 보다. 가까이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가브리엘 신부는 멘도사에게 다가가 그를 안아주며 함께 기뻐한다.
이 장면에서 또다시 가브리엘의 오보에 연주가 잔잔히 흘러나왔다. 자신의 동생을 죽이고 인신매매를 하던 멘도사는 죄책감을 해결하기 위해 고행을 선택했다. 짓눌리는 죄의 무게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몸부림을 쳤지만 죄는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나님의 절대적인 은혜가 필요한 영역이지만 피해자의 용서가 있어질 때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진다.
영화의 힘이 컷을까? 그 이후로 마음 속에 선교에 대한 꿈을 품게 된다. 그래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신학교에 입학을 하고 선교회에서 양육과 훈련을 받게 된다. 또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주말에는 교회에서 봉사를 하고 주중에는 대학생을 양육을 하다가 전임간사 교육을 받고 본격적으로 대학생 선교활동을 시작한다. 국내에서 10년 사역을 한 후 2007년 6월에 케냐로 미션을 수행하러 왔다.
나는 케냐에서 만 15년째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 동안 케냐에서 적응하며 겪었던 일과 사랑하다가 상처받았지만 치유를 경험한 일, 내 안에 여전히 넘쳐나는 사랑, 소중한 만남,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현지인들의 소중한 마음을 3년에 걸쳐 적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