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윙, 겨울 들녘 얼굴을 내리치는 차가운 바람
눈조차 뜰 수 없는 바람이 마냥 얄궂기만 하다.
앞서가는 동네 오라버니 뒷걸음질로 바람을 잘도 가른다.
쌩쌩, 논바닥 살얼음 위에 잠시 쉬었다 가는 바람
시린 볼 훑고 가는 바람이 몹시 야속하다.
뒤따라 오던 개 궂은 친구들 귀를 감싸며 바람을 잘도 가른다.
눈보라 치고 비바람 불 때 울 엄마 기도하신다.
절름발이 울 큰 아들,
신작로 거닐 때 넘어지지 않게 하소서!
배우지 못한 착한 울 둘째 아들,
일 끝나고 돌아오는 밤길 외롭지 않게 하소서!
학교에서 사고 치고 다니는 울 셋째 아들,
욱한 성격 잘 다스리게 하소서!
엄마 없으면 못 산다는 울 막둥이,
마음을 강직하게 하소서!
윙윙, 쌩쌩 울부짖는 겨울바람은
울 엄마의 간절한 기도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