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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bari May 13. 2020

겨울바람

엄마의 기도

윙윙, 겨울 들녘  얼굴을 내리치는 차가운 바람

눈조차  뜰 수 없는  바람이 마냥  얄궂기만 하다.

앞서가는 동네 오라버니 뒷걸음질로 바람을 잘도 가른다.     


쌩쌩,  논바닥 살얼음 위에 잠시 쉬었다 가는 바람

시린 볼 훑고 가는  바람이 몹시 야속하다.

뒤따라 오던 개 궂은 친구들 귀를 감싸며 바람을  잘도 가른다.     


눈보라 치고 비바람 불 때 울 엄마 기도하신다.

절름발이 울 큰 아들,

신작로 거닐 때 넘어지지 않게 하소서!

배우지 못한 착한 울 둘째 아들,

일 끝나고 돌아오는 밤길 외롭지 않게 하소서!

학교에서 사고 치고 다니는 울 셋째 아들,

욱한 성격 잘 다스리게 하소서!

엄마 없으면 못 산다는 울 막둥이,

마음을 강직하게 하소서!    

     

윙윙, 쌩쌩 울부짖는 겨울바람은

울 엄마의 간절한 기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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